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풀어 소개한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
임금이든 매매대금이든 혹은 임대료이든, 금전 채권에는 통상적으로 채무자가 지급해야 할 날짜인 이행기가 있고, 이행해야 할 날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 이른바 지연이자가 가산된다.
기본적으로 민법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지만, 법을 거론하지 않아도 우리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는 기본 상식의 문제다.
지연이자는 정확히는 이자 상당의 지연배상금으로 손해배상의 일종이다. 금전채권의 이행기에 이행하지 않은 채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을 금전채권에서는 지연이자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일수에 비례해 적용되는 요율, 즉 이율이 얼마인지가 관건이 된다.
그리고 우리 근로기준법에는 특별히 임금채권자인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특별법정이율인 고율의 연 20%가 있는데, 이 특별법정이율의 적용이 퇴직자에서 재직자까지 확대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임금채권의 이자에 대하여 살펴본다.
1. 금전채권 이행지체의 손해배상
금전채권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전형적인 원인 관계로는 매매계약, 도급계약, 임대차계약, 금전소비대차계약, 그리고 근로계약 등을 꼽을 수 있다.
물건이든 용역이든 거래 관계에서 대가인 반대급부는 대체로 금전이 된다. 돈이라는 것이 생긴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빌려줘서 돌려받아야 하는 경우이든, 물건이나 용역의 대가로 받아야 하는 경우이든, 금전을 받아야 할 금전채권에는 일반적으로 지급해야 할 날짜인 이행기가 있다.
물론 이행기를 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가령 어느 기관에서 법률 강의를 2시간 해주면 얼마를 지급하겠다고 요청하여 이를 수락하고 강의를 하고 나면 약정한 강의보수 채권이 발생한다. 민법의 전형계약 유형으로 보면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 지급에 해당되므로 도급계약이라고 할 수 있고, 혹은 위임계약으로 보아도 틀리지 않을 수 있다. 어쨌든 이 계약에서 중요한 요소이자 급부는 제공할 강의와 상대 기관이 지급할 보수다.
이때 강사보수를 강의한 다음 날이라든가, 혹은 강의한 날로부터 10일 이내라든가 하는 식으로 이행기를 미리 정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처럼 어떤 채권에 대하여 이행기를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채권자가 채권의 이행을 청구한 때가 이행기가 된다.
가령 강의 보수의 이행기를 미처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강의 후 몇 달째 지급받지 못하다가 기관에 "지난번 강의보수를 왜 여태 안 주시나요. 지급하세요"라고 말하면, 그때가 바로 이행기가 되는 것이다.
이행기의 중요한 효과는 이행해야 할 날이라는 의미이기에, 이행기에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민법상 채무불이행(좀 더 하부개념으로 표현하면 이행지체)이 되고, 채무불이행의 효과로 손해배상 채권이 추가로 발생한다.
채무불이행이라는 계약 위반의 잘못으로 발생한 채권자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금전채권에서는 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으로 이자 상당의 금전이 손해배상금이 되는데, 이를 금전채권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자 상당의 손해배상, 즉 지연이자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연이자는 어떻게 산정할까. 지연일수와 이율이 적용된다. 이율에는 연리, 월리, 심지어 하루 단위의 일리가 있을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실무에서는 연리가 가장 흔하다. 은행이자를 연 몇 퍼센트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령 연 15%의 이율이고 9월 30일이 이행기인데 뒤늦게 10월 3일에 지급했다면, 지연일수는 3일이므로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지연이자 = 금전채권의 원금 × (3 / 365일) × 0.15
2. 법정이율
법으로 정해 놓은 법정이율이 있다. 민사 법정이율은 연 5%, 상사 법정이율은 연 6%다. 대부분의 채권인 민사채권에는 연 5%의 법정이율이 적용되고, 상사거래 즉 상인간의 거래이거나 적어도 한쪽이 상인인 경우에는 연 6%가 적용된다.
민법 제379조(법정이율) 이자있는 채권의 이율은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푼으로 한다.
상법 제54조(상사법정이율) 상행위로 인한 채무의 법정이율은 연 6분으로 한다.
법정이율은 거래 당사자의 계약관계에서 지연이율을 미리 정하지 않았을 때 보충적으로 적용되므로, 당사자가 계약을 하면서 지연이율을 미리 정하였다면 위 법정이율이 적용되지 않고 약정이율이 적용된다.
다만 이자제한법이 있어서, 약정이율이 이 법에서 정한 제한 기준을 초과하면 약정이율은 무효가 되고 이자제한법이 정한 제한 기준이 적용된다. 현재 이자제한법의 제한 기준은 연 20%다. 따라서 법률관계상 적법한 이율의 최고 한도는 연 20%가 된다.
이자제한법 제2조(이자의 최고한도) ①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5퍼센트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최고이자율은 약정한 때의 이자율을 말한다. ③ 계약상의 이자로서 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로 한다.
이자제한법 제2조제1항의 최고이자율에 관한 규정 「이자제한법」 제2조제1항에 따른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0퍼센트로 한다.
정리하면 당사자가 약정이율을 정하였으면 약정이율이 적용되고, 다만 약정이율이 연 20%를 넘으면 연 20%가 적용된다. 약정이율이 없다면 민사채권은 연 5%, 상사채권은 연 6%가 적용된다.
3. 임금채권의 지연이율 (2025. 10. 22. 이전)
위에서 살펴본 원리는 임금채권에도 동일하게 작동된다. 가령 근로계약서에 매월 급여가 300만 원이고 급여의 지급기가 매월 말일이라고 정하면서 약정이율도 함께 정하였다면, 사업주가 이런저런 이유와 사정으로 제때 당해 월급을 말일에 지급하지 못할 경우 지연일수에 약정이율을 적용한 지연이자가 발생한다. 물론 그런 경우는 보기 어렵겠지만, 지연이율을 연 20%가 넘는 연 25%로 정하였다면 이자제한법에 따라 연 25%는 무효이고 연 20%가 적용된다.
그런데 실무상 대부분의 근로계약에는 급여에 대한 지연이자를 기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근로계약서를 기본적으로 사업주가 작성하기 때문일 수 있다.
어쨌든 약정이율이 없다면 법정이율이 적용된다. 그러면 임금채권이 일반 민사채권인지 상사채권인지에 따라 연 5% 혹은 연 6%의 법정이율이 적용된다. 거래 당사자 중 양쪽 모두 혹은 한쪽이 상인이라면 상사채권이 된다. 근로자는 상인이 아니므로, 사업주가 상인인 기업이라면 상사 법정이율이 적용되고, 반면 사업주가 공익단체와 같이 상인이 아니라면 민사 법정이율이 적용된다.
대한석탄공사는 상사회사는 아니라 하여도 광물채취에 관한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상인의 성질을 띤 법인이라 할 것이며, 위 공사가 피용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은 그의 영업을 위한 보조적 상행위이므로 그 보조적 상행위에 따른 퇴직금채무는 상사채무이다. — 대법원 1976. 6. 22. 선고 76다28 판결
당사자 쌍방에 대하여 모두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한 채권뿐만 아니라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만 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한 채권도 상법 제64조 소정의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상사채권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 상행위에는 상법 제46조 각 호에 해당하는 기본적 상행위뿐만 아니라,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보조적 상행위도 포함된다. —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다1381 판결
4. 개정 근로기준법상 특별 법정이율
임금채권의 경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연이자에 대한 약정이 달리 없다면, 사업주가 기업이라면 상사 법정이율 연 6%, 그렇지 않다면 민사 법정이율 연 5%가 적용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는 근로관계 종료 시 14일 이내에 급여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연 20%의 지연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특별규정이 있다. 이 규정은 2005. 7. 1. 도입되었는데, 도입 취지는 체불임금의 발생을 예방하고 조기청산을 유도하여 근로자의 실질적 권리구제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근로관계 중에는 연 5%나 6%가 적용되지만, 근로관계 종료 후 14일이 지나면 연 20%의 고율의 이율이 적용된다.
그런데 이 연 20% 고율의 특별 법정이율 적용을 퇴직자에서 재직자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었고, 그 적용 시점은 2025. 10. 22.이다. 따라서 이후부터는 퇴직 이후뿐 아니라 재직 중에도, 앞서 설명한 연 5% 내지 연 6%가 아니라 연 20%가 적용된다. 이자제한법까지 고려하면 근로계약 관계의 임금채권 지연이율은 2025. 10. 22. 이후부터는 항상 연 20%가 되는 셈이다.
| 구분 | 2025. 10. 22. 이전 | 2025. 10. 22. 이후 |
|---|---|---|
| 재직 중 임금채권 | 민사 5% / 상사 6% (약정 없을 때) | 연 20% |
| 퇴직 후 14일 경과 | 연 20% | 연 20% |
마치며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연 20% 고율의 지연이자 적용이 퇴직자에서 재직자까지로 확대 적용된다. 근로기준법상 고율의 특별 지연이자 확정 적용 이슈에 맞춰, 지연이자라는 일반적 법리에 대하여도 함께 살펴보았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규범에 대한 또 하나의 제도적 표현이 바로 지연이자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