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 무기계약 간주된 기간제 근로자의 차별처우 금지 적용 여부

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조훈희 변호사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

들어가며

그간 여러 번 다루었듯이 기간제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되면 기간제법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즉 무기(無期) 근로자로 간주됩니다. 이때 무기계약으로 간주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 기간제법상의 차별처우 금지 규정이 여전히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는 무기로 전환된 기간제 근로자의 법적 성격과 그 효과를 어떻게 의율하고 평가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배경적 논의와 연결됩니다. 비록 상고심 대법원 판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한 논점을 다룬 대상 판례를 공부합니다.

대상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4. 7. 선고 2020가합552422 [근로자지위확인등]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2. 10. 21. 선고 2022나2016596 [근로자지위확인등] 판결

1. 개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을 가진 근로자들은 국립대학법인 대학교 학생생활관에 채용되어 근무하였습니다. 이들 근로자들은 사업주와 고용기간 2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서너 차례 갱신되다가 사업주 대학법인이 갱신을 거절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습니다.

근로자들은 기간제 근로자로서 2년을 초과하여 고용되었기에 기간제법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관계로 간주되었고, 따라서 사업주의 갱신 거절은 해고에 해당하며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여전히 근로관계가 존재한다는 확인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기간제 근로자라는 이유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다른 통상 근로자보다 임금이 낮았고 복지포인트 또한 지급되지 않았는데, 이는 기간제법에 따른 차별처우에 해당하므로 이에 상당하는 금원도 지급되어야 한다는 청구도 포함되었습니다.

두 번째 금원 청구의 쟁점은 무기로 간주된 기간제 근로자에게 여전히 기간제법의 차별처우 금지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입니다. 그리고 이에 선행해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는지 여부가 첫 번째 확인 청구의 쟁점입니다. 기간제법 예외 사유의 하나에 생활체육지도자가 있는데, 이들은 비록 체육지도사 명목 하에 고용되었으나 실질적인 업무 내용은 이와 무관하였기에 예외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근로자 측의 주장이었습니다.

2. 무기 간주 여부

우리 강의에서도 이미 다루었고 여러분도 너무도 잘 알고 있다시피, 기간제법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는 2년을 초과하여 고용할 수 없고 2년을 초과하게 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이른바 무기(無期) 계약으로 간주됩니다.

다만, 특정한 기간이나 완료 시점이 예정된 프로젝트성 사업이거나 휴직 등의 결원을 보충하기 위한 경우, 만 55세 이상의 고령자를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법령에서 정한 전문가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고, 2년을 초과하더라도 무기 간주 규정의 적용이 배제됩니다.

관련 법령

기간제법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개정 2020. 5. 26.>

  1.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2.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근로자가 학업, 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4. 「고령자고용촉진법」 제2조제1호의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5.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6. 그 밖에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②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시행령 제3조(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

① 법 제4조제1항제5호에서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국민체육진흥법」 제2조제4호에 따른 선수와 같은 조 제6호에 따른 체육지도자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

기간제법 무기 간주의 예외 사유 중 하나가 전문가로서 근로하는 경우이고, 변호사·회계사·공인노무사 등의 전문자격사라든가 박사 학위 소지자, 기술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른 생활체육지도자입니다.

본 사안의 근로자들이 생활체육지도자로 채용되었고 기간제법상 무기 간주 예외 사유의 하나이기에, 사업주인 학교법인은 2년이라는 고용 기간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회 갱신해 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근로자가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을 보유하여 고용된 것은 맞으나 실제 근로 내용은 달랐다는 점입니다.

대상판결(1심)의 판단

가. 관악학생생활관은 외부 업체에 위탁하여 운영하던 체력단련실을 직접 운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체력단련실에서 근무할 직원을 채용하기로 하였는데, '생활체육지도자 3급(보디빌딩) 이상 소지자'를 지원자격으로 정하였지만,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원고들의 담당업무는 '운영팀 관리 책임, 회원 관리 책임, 회계 관리 책임, 청소 관리 책임, 기타 관악학생생활관 관장이 지정하는 업무'로 기재되어 있을 뿐 '체육지도 업무'는 포함되어 있지 않고, 생활관은 총 3개의 체력단련실을 운영하면서 원고들 외에 다른 행정 직원을 별도로 배치하지도 않았는바, 관악학생생활관은 트레이너로서 '보디빌딩' 종목을 지도하는 업무가 아닌 체력단련실을 전반적으로 유지·관리하는 업무 수행을 위하여 원고들을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들의 실제 업무는 회원관리, 강사·근로장학생 등 인력 관리, 시설 및 소모품 관리, 시설·기구 정비, 각종 회계 업무 등으로 주로 체력단련실 운영에 관한 행정적인 업무에 해당한다. 관악학생생활관에는 원고들 외에도 생활관 운영·관리, 재무·예산·회계, 생활관 물품 및 자재 관리, 장비 및 용역 관리, 집기·소모품 구매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는 자체직원을 두고 있는바, 원고들이 주로 체력단련실에서 수행한 업무는 관악학생생활관의 행정사무를 담당하는 위 자체직원의 업무로 포섭이 가능하다. 관악학생생활관이 원고들을 채용하면서 '생활체육지도자 3급(보디빌딩) 이상 소지자'로 지원자격을 정한 것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상 일정 규모 이상의 체육시설에 체육지도자를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고,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체육지도자만이 할 수 있다거나 행정 직원이 할 수 없는 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 체력단련실에서의 실질적인 체육지도 업무는 원고들이 아닌 별도의 위탁계약을 체결한 강사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원고들과는 달리 체육지도만을 담당하는 파트타임 트레이너가 근무하기도 하였다. 관악학생생활관은 필라테스, 요가, 방송댄스, 발레 등 GX(Group Exercise) 프로그램을 편성하면서 각 종목을 지도할 강사들을 별도로 선발하여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들은 단지 위 프로그램의 편성, 강사들과의 위탁계약 체결, 위탁수수료 지급 등 GX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한 행정사무를 수행하였을 뿐이다. 원고들에 대해 이루어진 업무량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원고들이 수행한 운동지도 업무는 전체 업무량의 약 23%에 불과하였다.

라.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적용을 받는 체육지도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해석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예외를 인정할 합리적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데, 국민체육진흥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선수나 같은 조 제6호에 따른 체육지도자는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로서 직종의 특성상 수요변동성이 강하므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로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만, 원고들의 경우 이 사건 근로계약을 수차례 갱신하면서 장기간 체력단련실 관리·운영을 위한 행정사무를 수행하였는바, 위 업무를 수행한 기간이나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종류와 성질 등에 비추어 보면 수요변동성이 낮아 체육지도자로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를 인정할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마. '체육지도자'의 의미를 원고들과 같이 체육시설의 관리·운영을 위한 행정사무를 주로 담당하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해석할 경우, 기간제근로자를 '체육지도자'라는 명칭으로 채용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을 잠탈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결과를 초래하여 기간제법의 취지에 반한다.

대상판결은, 이들 근로자가 실제는 체육지도 업무가 아니라 행정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실을 전제한 후, 굳이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을 보유한 근로자를 채용한 이유는 행정관계법상 필요에 의한 것이고 무기 간주의 예외에 대하여는 엄격히 해석하여야 하기에 체육시설 행정업무까지 생활체육지도자 본래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시하며, 따라서 무기 간주 예외에 포섭되지 않기에 무기 간주가 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한 갱신 거절은 사실상 해고로서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달리 없는바, 근로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무기 간주의 예외 적용과 그 해석에 있어 외형과 명목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 사실관계 하에 엄격히 보아야 한다는 법리를 밝힌 점이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 다음 논점인 기간제 근로자의 차별처우 금지 법리와, 무기 간주된 기간제 근로자에게도 여전히 이 차별처우 금지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를 대상판결의 설시를 통해 살펴봅니다.

본 글은 헬로인사가 발행한 Payroll 매거진 2023년 1월호 41쪽에 수록된 기사를 웹 문서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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