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나 협력사 등으로 근로자의 지위를 옮겨 근로하는 형태, 이른바 '기업간 인사이동'은 크게 **'전출'과 '전적'**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두 형태는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하지만 원래 기업과의 근로계약이 유지되는지 여부에서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에 따라 유효요건과 인사이동 후의 근로관계도 달라집니다. 아래에서 기업간 인사이동이 유효하기 위한 요건과 인사이동 후 근로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출
전출이란 근로자가 원래 기업과 근로계약상의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기간 다른 기업(계열사, 협력사 등)으로 옮겨 그 기업의 지휘·명령을 받아 노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무상으로는 원래 기업에서 휴직처리하고 전출기업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게 하는 형태, 장기출장, 배치전환 형태 등으로 나타납니다.
'전출'은 상대적으로 장기간이고 전출기업의 지휘·명령을 받는다는 점에서, 단기간이고 원래 기업으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출장과 구분됩니다. 또한 원래 기업의 근로자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기업에 새로이 고용되는 전적과 구별됩니다.
| 구분 | 근로계약 관계 | 지휘·명령의 주체 | 기간 |
|---|---|---|---|
| 출장 | 원래 기업과의 근로계약 유지 | 원래 기업 | 단기간 |
| 전출 | 원래 기업과의 근로계약 유지 | 전출기업 | 상대적으로 장기간 |
| 전적 | 원래 기업과의 근로계약 해지 또는 사용자 지위 양도 | 전적기업 | — |
<전출과 근로자 파견과의 차이>
근로자 파견과 외형상 비슷하나 파견법상의 근로자파견사업과 구별되는 것으로 이른바 '사외파견'을 들 수 있는 바, 사업주가 고용조정 또는 기술지도 등을 위해서 자기가 고용한 근로자를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협력회사 및 계열회사 등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게 하는 경우에는 사업으로서 근로자를 파견하는 경우와는 달리 보게 됨.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자기가 고용한 근로자를 영리를 목적으로 계속 반복해서 파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됨. (고관68460-340)
2. 전출의 유효요건
민법 제657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노무자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를 여타 사업장으로 전출시키는 것은 노무제공을 하는 상대방의 변경을 수반하는 중요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경우>
근로자를 여타 사업장으로 전출시키는 것은 노무제공을 하는 상대방의 변경을 수반하는 중요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동의(개별적 동의가 아닌 사전의 포괄적 동의도 가능)가 수반되어야 함. 따라서 만일 타사로의 전출이 근로자의 동의가 전혀 없이 이루어졌다면 사용자의 전출명령은 정당한 권한을 벗어난 행위라고 사료됨. (근기68207-683)
전출은 원래 기업과의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상태에서 전출되는 상대방 기업과의 사이에도 근로계약이 성립하는 것으로, 이중의 근로계약이 복합적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즉, 원래 기업과는 근로제공의무를 면한다는 합의가 있어야 하고, 전출기업과는 일정기간 근로를 제공한다는 계약이 있어야 합니다.
전출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 복무규율 등의 적용은 당사자간의 합의내용에 따라 판단할 수 있으며, 별도의 정함이 없다면 전출기업의 근무형태와 복무규율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3. 전적
대법원 판례는 '전적'을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사용자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근로계약 체결형), 근로계약상 사용자의 지위를 양도하는 것(사용자 지위 양도형)으로 구분합니다.
전적은 기업간 이동이라는 점에서 동일 기업 내에서 업무내용이나 근무장소의 변경인 전보, 전근과 구별되며, 원래의 기업에서 다른 기업으로 소속이 바뀐다는 점에서 원기업과의 근로계약이 그대로 존속하는 '전출'과 구별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전직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계열회사에의 전적발령은 정당한 사유와 절차에 의하여야 할 것임. 전적발령 사유의 정당성 판단에 대하여는 사용자의 동 발령처분이 당해 근로자를 단순히 차별대우하려는 의도하에서 이루어진 인사권의 남용이나 부당한 징계에 의해 행하여지지 아니하고, 인사관리상 합리적인 이유나 필요에 의해 행하여져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그 전적의 사유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음.
또한 그 절차의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2조 및 동법시행령 제7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시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등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민법상(제657조 제1항) 사용자는 노무자의 동의없이 그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사용자가 채용시 명시한 근로조건을 변경할 때 당해 근로자의 동의나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판단하여야 할 것임.
근로자가 사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후 일정기간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정상적인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전적처분에 대해 근로자가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임. 따라서 위 경우 당사자간에 특약이 없는 한 퇴직금 산정에 있어 근속기간은 각 회사별로 구분하여 산정하는 것이 타당함. (근기68207-773)
4. 전적의 유효요건
전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상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대법원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사용자가 기업체의 경영자로서 근로자의 노동력을 업무목적을 위해 이용, 처분할 권리는 그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에 의해 비로소 취득하는 것이어서, 그 계약관계를 떠나서는 근로자의 노동력을 일방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사용자에게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더러, 민법 제657조 제1항이 사용자는 노무자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근로관계에 있어서 업무지휘권의 주체가 변경됨으로 인해 근로자가 받을 불이익을 방지하려는데 있다.
5. 전적의 효력
전적의 효력은 앞서 살펴본 두 가지 유형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 근로계약 체결형: 원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는 것이 아니라 원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되고 전적기업과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므로, 전적되는 기업에서의 근로조건은 그 기업과 근로자 사이에서 새로이 체결되는 근로계약에 의해 결정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당사자 사이에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 특약에서 정한 바에 따릅니다. (대법 97다17575)
- 사용자 지위 양도형: 고용계약상 당사자의 지위를 양도한 것이므로, 원기업에서의 근로조건은 전적되는 기업과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 경우 기존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결국 기업간 인사이동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근로자의 동의입니다. 전출이든 전적이든 노무제공의 상대방 또는 소속 자체가 바뀌는 중요한 근로조건의 변경인 만큼, 사전에 동의를 확보하고 근로조건·복무규율의 적용 기준과 근속기간의 처리를 당사자간 합의로 명확히 정해 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