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2021년 1월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이 금년 1월 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효력을 발하였으며,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후인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됩니다. 이 법이 시행된 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정치권에서는 개정 논의, 심지어 폐지 논의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위적인 대립이 상당하고 사회적 관심과 논란이 크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할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강의 마지막 시간을 시작합니다.
3. 양벌규정
교과서에서는 양벌규정에 대하여,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실제로 범죄 행위를 한 사람 외에 관련 있는 법인 또는 사람에 대해서도 같이 형벌을 과할 것을 정한 규정으로, 철저한 행정 단속을 가하기 위하여 설정된 제도"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양쪽을 모두 처벌한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행위한 행위자 외에 그 범죄가 기업과 관련된 경우 사업주인 기업 법인을 처벌하는 경우를 말하고, 개인 기업도 존재하므로 사업주가 자연인인 경우도 상정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벌규정은 중대재해처벌법에만 특유한 것은 아니고, 기업 범죄와 관련될 수 있는 법률에는 대부분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법 제7조(중대산업재해의 양벌규정) 법인 또는 기관의 경영책임자등이 그 법인 또는 기관의 업무에 관하여 제6조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기관에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벌금형을 과(科)한다. 다만, 법인 또는 기관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제6조제1항의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
- 제6조제2항의 경우: 10억원 이하의 벌금
중대산업재해의 형사처벌 체계
| 구분 | 재해 유형 | 형사처벌 |
|---|---|---|
|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등 | 사망자 발생 |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
|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등 | 부상 및 질병 발생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
| 법인, 기관 (양벌규정) | 사망자 발생 | 50억원 이하의 벌금 |
| 법인, 기관 (양벌규정) | 부상 및 질병 발생 | 10억원 이하의 벌금 |
위와 같이 양벌규정에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단서가 있는데, 사업주 법인을 무조건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주의에 따라 귀책을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4. 징벌적 손해배상
뉴스나 신문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우리나라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든가, 새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되었다든가 하는 취지의 언론 보도입니다.
손해배상은 말 그대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가해자가 배상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해자가 배상해야 할 손해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피해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 즉 "실손해"입니다.
가령, 누군가의 운전 부주의로 교통사고를 당하여 손해를 입는다면 그 사고를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치료비, 일실소득 등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금액을 산정하고 입증하여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정신적 손해를 상정한 위자료는 정신적 손해를 금액으로 표출하여야 하니, 실무상 위자료는 실손해를 보조하는 기능이 있기도 합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실손해 액수를 넘어 말 그대로 "징벌" 차원에서 더 많은 액수를 배상할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민사법은 기본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고, 실손해배상주의가 대원칙입니다. 다만, 저작권법 등 예외적으로 단행법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경우가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두고 있습니다.
법 제15조(손해배상의 책임) ①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 법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해당 사업주, 법인 또는 기관이 중대재해로 손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그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법인 또는 기관이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법원은 제1항의 배상액을 정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정도
- 이 법에서 정한 의무위반행위의 종류 및 내용
- 이 법에서 정한 의무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의 규모
- 이 법에서 정한 의무위반행위로 인하여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취득한 경제적 이익
- 이 법에서 정한 의무위반행위의 기간ㆍ횟수 등
-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의 재산상태
-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의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노력의 정도
5배의 범위 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두고 있는데, 예외적인 제도인 만큼 불법행위의 일반 요건인 과실을 넘어 "고의 또는 중과실"로 그 요건을 제한하고 있고, 법인의 경우 경영책임자 등의 고의·중과실에 대하여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은 법인에게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형사 책임 외에 민사 책임에서도 중대재해 발생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좀 더 세게 그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둔 취지입니다.
5. 정리하며
네 강좌에 걸쳐 중대재해처벌법을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이 법은 법조문이 14개조에 불과하지만, 사회 전반의 관심도는 꽤 크다는 점은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개정 내지 폐지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재판 과정이든 입법 과정이든 이 법의 존재와 적용, 해석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국민의 안전"이라는 기본 대원칙이 우리 사회 전반에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조훈희 변호사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