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 경영상 해고의 우선 재고용의무 Ⅱ

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조훈희 변호사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

들어가며

지난 시간에 이어서 경영상 해고의 우선 재고용 의무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경영상 해고는 다른 해고와 달리 사업주의 경영 상황이라는 사업주 사정을 그 전제로 하기에 당위적 측면에서도 다른 해고와 기본 취지를 달리 합니다.

그렇기에 경영상 해고 후 다시 동일한 직무에 대하여 고용할 필요가 생긴다면, 경영상 해고되었던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재고용하도록 재고용 의무를 지우는 것입니다. 이번 회에서는 대상판결을 통하여 우선 재고용 의무의 성격과 그 내용을 상세히 살펴봅니다.

대상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6다13437 판결(우선재고용의무위반등)

3. 대상판결

우선,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경영상 해고의 우선 재고용 의무에 대한 규정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5조(우선 재고용 등) ① 제24조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할 경우 제24조에 따라 해고된 근로자가 원하면 그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여야 한다. ② 정부는 제24조에 따라 해고된 근로자에 대하여 생계안정, 재취업, 직업훈련 등 필요한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하여야 한다.

대상 판결 사안은 경영상 해고에 대한 우선 재고용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핵심 쟁점이고, 우선 재고용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 그 구체적 효과로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상 판결의 우선 재고용 의무 위반에 대한 쟁점에 대하여 좀 더 들어가 세밀히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 네 가지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재고용의무의 법적 성격
  2. 우선 재고용의무 발생 시점
  3. 재고용의무 위반 효과
  4. 중간수입 공제 여부 및 한도

1) 우선 재고용의무의 법적 성격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은 "3년 이내에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할 경우 제24조에 따라 해고된 근로자가 원하면 그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우선 재고용의무를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선 재고용의무에 대한 법적 성격과 그 의미가 무엇인지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견해가 대립할 수 있습니다.

견해내용
자동 성립설우선 재고용의무 요건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고용관계가 형성된다
사법상 청구권설법원에 사업주의 고용 의사표시를 구할 수 있다
공법적 제재설사법(私法)적 관계, 즉 근로자와 사용자 간 권리의무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고 공법적 불이익에 그친다

대법원은 우선 재고용의무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1심, 원심, 대상판결인 상고심 모두 공히, 단순히 공법적 제재에 그치지 아니하고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의 경영상 해고자에 대한 우선 재고용의무 규정을 근거로 경영상 해고자는 사용자에 대하여 고용의무 이행을 구할 수 있는 사법상 청구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의 규정 내용과,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직장을 잃은 근로자로 하여금 이전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여 해고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3년 이내의 기간 중에 해고 근로자가 해고 당시에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한다면, 해고 근로자가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고용계약을 체결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해고 근로자를 우선 재고용할 의무가 있다.

이때 사용자가 해고 근로자에게 고용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제3자를 채용하였다면, 마찬가지로 해고 근로자가 고용계약 체결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고용계약을 체결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이 정한 우선 재고용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사용자는 해고 근로자를 우선 재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해고 근로자는 사용자가 위와 같은 우선 재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자를 상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자와 해고 근로자 사이에 고용관계가 성립한다.

2) 우선 재고용의무의 발생 시점

근로기준법에는 "근로자가 원하면…"이라고 규정되어 있어, 동일 직무 채용 사실 외에 경영상 해고된 근로자의 재고용 요청 의사표시가 별도로 필요한지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별도로 재고용 의사표시를 해야 할 필요는 없고 사업주가 동일 직무에 근로자를 채용하면 족한지, 아니면 경영상 해고된 근로자가 재고용을 원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어야 비로소 재고용의무가 발생하는지로 견해가 나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사건 사실관계를 보면, B법인은 동일 직무에 근로자를 채용하였고, 이를 알게 된 A가 재고용을 요청하였으며, 그 이후에 다시 B법인이 동일 직무에 근로자를 추가 채용하였습니다. 두 견해에 따른 위반 시점은 다음과 같이 달라집니다.

견해근로자의 의사표시 필요 여부이 사건에서의 위반 시점
전자의 견해필요하지 않음(동일 직무 채용으로 족함)첫 번째 동일 직무 채용 시
후자의 견해필요함(재고용을 원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어야 함)두 번째 동일 직무 채용 시

원심은 위 후자의 견해에 따라, 원고가 재단에 재고용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B법인이 경영상 해고자가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에서 근로자를 채용한 때부터 우선 재고용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상판결 상고심은 경영상 해고자가 담당하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할 경우 원고에게 채용공고를 고지하거나 고용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근로자를 신규 채용한 때부터 재고용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甲이 乙 재단법인이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생활부업무 담당 생활재활교사로 근무하다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해고된 후 3년 이내의 기간 중에 乙 법인이 여러 차례 생활재활교사를 채용하면서 甲에게 채용 사실을 고지하거나 고용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지 아니하였는데, 乙 법인이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에서 정한 우선 재고용의무를 위반한 시점이 문제 된 사안에서, 甲이 고용계약을 체결하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乙 법인에 甲과 고용계약을 체결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乙 법인이 甲에게 채용 사실과 채용 조건을 고지하여 고용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늦어도 甲이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생활부업무 담당 생활재활교사 업무에 근로자를 2명째 채용한 무렵에는 乙 법인의 우선 재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도, 이와 달리 甲이 乙 법인에 재고용을 원한다는 뜻을 표시한 이후로서 乙 법인이 신규채용을 한 때에 비로소 乙 법인의 우선 재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대상판결은 원심과 달리 좀 더 적극적으로 근로자를 보호하는 취지의 견해에 따른 결론을 취한 것입니다.

3) 손해액 산정의 범위와 공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늦어도 사업주가 동일 직무에 채용하는 시점에 우선 재고용의무가 발생한 것이고, 경영상 해고 대상 근로자의 소 제기로 법원에서 고용 의사표시를 구하여 판결이 확정된 시점에 새로운 고용관계가 성립되므로, 고용의무 발생 시부터 법원 확정판결로 고용관계가 성립되기 전까지의 기간이 고용의무 위반 기간에 해당합니다.

이에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근로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데, 고용의무 위반이 그 원인이므로 고용되었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이 손해액 산정의 기초가 됩니다.

다만, 손해배상의 손익상계 법리에 따라 고용의무 위반 기간에 사실상 근로 제공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 기회로 다른 직장이나 타 사업에 종사하여 얻은 이익(이른바 중간수입)이 있다면, 그 이익은 손해액 산정에서 공제됩니다.

본 글은 헬로인사가 발행한 Payroll 매거진 2023년 6월호 30쪽에 수록된 기사를 웹 문서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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