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복지 차원에서 매년 복지포인트를 지급하는 회사들이 많다. 그런데 현금이 아닌 복지포인트도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고, 각 회사의 지급 형태 등에 따라 판례 역시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경우와 인정하지 않는 경우로 갈리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관련 판례들을 통해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을 자세히 살펴본다.
1.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 여부
판례에 따르면 복지포인트는 ▲특정 항목에만 사용할 수 있는지 ▲현금화가 가능한지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상임금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사용자가 선택적 복지제도를 시행하면서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근거해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러한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대법원 2019. 8. 22. 선고 2016다4878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본 판례
대법원 2017다269145 판결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를 앞의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취업규칙 등에 근거해 맞춤형 복지제도를 시행하면서 물품 또는 용역을 구매한 다음 포인트 차감 신청을 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했다고 하더라도, 이 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피고는 복리후생 관리 규정, 맞춤형 복지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사전에 설계되어 제공되는 복지 혜택 중에서 직원이 본인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복지 혜택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복지제도를 시행해 왔다.
- 피고 소속 직원은 맞춤형복지제도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이사장이 정한 복지 점수(1포인트당 1,000원)를 정액으로 지급받았다.
- 피고 소속 직원들은 배분받은 포인트를 건강관리, 자기계발, 가족친화, 문화/레저, 생활안정 등 항목에 맞추어 물품 또는 용역을 구매한 다음 포인트 차감 신청을 하여 그 결제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 피고는 중간 입사자 또는 퇴직자 등에게는 월할 계산하여 복지포인트를 부여했고, 직원들은 당해 연도 사용 후 남은 포인트를 다음 연도로 이월하여 사용할 수 없다.
대법원 2016다48785 전원합의체 판결
선택적 복지제도에 기초한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및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6다48785)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먼저 그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그 금품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할 때에는, 그 금품 지급 의무의 발생이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선택적 복지제도를 시행하면서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은 원고들이 피고의 선택적 복지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소속 임직원에게 매년 지급되어 온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며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의 차액 지급을 구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복지포인트의 전제가 되는 선택적 복지제도의 근거 법령, 연혁, 도입 경위, 복지포인트의 특성, 근로관계 당사자의 인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 및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와 다른 취지의 원심을 파기했다.
3.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한 판례
서울고등법원 2016나2083847 판결
복지포인트가 통화로 지급되지 않았고, 복리후생 명목으로 지급되었더라도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 (서울고등법원 2016나2083847)
이 판결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피고의 기본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 복지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이 바로 통화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임금 해당성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 사용자가 복리후생 명목으로 지급한 금품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은혜적인 금품일 뿐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없다거나 근로의 양이나 질과 관련이 없다는 등의 사정이 명백하지 않은 한, 근로 대가성을 부인할 수 없다.
- 기본 복지포인트는 용도에 제한이 있지만, 근로자는 적어도 사용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피고는 목적 범위 내의 사용에 대해 간섭하거나 정산을 거절할 수 없다. 즉 근로자가 생활을 형성하고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기본 복지포인트는 실질적으로 해당 금액이 통화로 지급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기본 복지포인트 부여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재산적 이익의 처분권이 근로자에게 이전되었고, 복지포인트의 사후 정산 절차는 구체적인 사용 방법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사용되지 않은 기본 복지포인트가 이월되지 않은 채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른 처분 또는 포기에 불과하다.
- 피고 소속 3급 이하 근로자에게 매년 일괄적으로 기본 복지포인트가 부여되었고, 근로자는 소정 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일정한 기본 복지포인트를 부여받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으므로 고정성도 인정할 수 있다.
- 피고의 운영 지침에 따라 12월에 입사하거나 복직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당해 연도 기본 복지포인트를 배정하지 않는데, 이는 당해 연도에 일정 근속 기간 이상을 재직할 것을 기본 복지포인트 배정 조건으로 한 것일 뿐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기본 복지포인트의 일률성·고정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처럼 대법원과 하급심 판례는 복지포인트의 지급 근거, 사용 방식, 통화성, 소멸 조건 등을 각기 다른 무게로 판단하면서 통상임금 해당 여부에 대해 상반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실무에서 복지포인트를 설계·운영할 때는 이러한 판단 기준의 차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개별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에 맞추어 통상임금 리스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