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 연차유급휴가의 발생 시점
연차유급휴가는 법리적 의미와 함께 원인(근무)-사용-보상이라는 3단계 구조로 인해 기술적인 산정 논쟁이 잦은 분야입니다. 특히 근로관계가 종료하는 시점에 휴가권이 발생했는지 여부는 실무상 매우 중요한 쟁점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연차유급휴가의 발생 시점과 그 법리를 조망해 봅니다.
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 변호사 조훈희입니다. 이 지면을 통해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연차유급휴가의 발생 시점

본 강의를 통해 연차유급휴가를 여러 번 다루었습니다. 연차유급휴가는 법리적 의미 외에 원인(근무)-휴가 사용-금전 보상이라는 3단계 구조의 특수성으로 인해 기술적인 산정에 대한 논쟁이 종종 발생합니다.
연차유급휴가는 원인 기간인 1년이라는 단위 동안 80% 이상 개근하면 사용 기간인 1년 동안 발생한 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사용 기간 동안 휴가를 미처 다 사용하지 못하면 잔여 휴가에 대하여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즉 금전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접점에 근로관계가 종료할 시 어느 시점에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미세하고 조금은 애매할 수 있는 해석의 차이에 따라 요건 충족으로 인한 휴가권 발생 혹은 요건 미충족으로 인한 휴가 미발생이라는 흑백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인 기간인 1년을 모두 채우고 원인 기간의 마지막 날 근로관계가 종료한 경우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원인 기간의 다음 날인 즉, 사용 기간이 개시된 날에 근로관계가 종료하여야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근래 대법원이 1년의 원인 기간의 마지막 날에 정년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한 사안에서 그 1년의 원인 기간에 대한 연차유급휴가의 발생 여부를 다룬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상 판결을 통해 이 쟁점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대상 판결 : 대법원 2026. 9. 3. 선고 2024다206043 판결 [퇴직금 등]

1. 기초 사실
B 회사의 근로자 A는 정년이 도달되어 6. 30. 정년퇴직하였습니다. 이 회사는 연차유급휴가의 기준 단위 기간이 7. 1.부터 6. 30.까지의 개근에 대하여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합니다.
B 회사는 근로자 A가 정년퇴직 마지막 단위 기간인 7. 1.부터 6. 30.까지 개근한 것은 맞으나 사용 기간이 7. 1.부터이고 사용 기간 전에 근로관계가 종료하였으므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마지막 1년 기간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근로자 A는 1년을 개근하여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였고 따라서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임금 체불에 해당한다며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연차유급휴가의 일반 법리
1) 기본 원리
노동법 교과서에서는 연차유급휴가를 “보상적 성격의 법정 휴가”라고 표현합니다. 보상이라는 말처럼 무언가 노고라는 원인에 대한 그 결과로 준다는 것이 그 기본 원리입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년간 80% 이상 개근” 하면 부여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1년간 80% 개근의 공로로 다음 해에 그 보상 차원에서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합니다. 결국 연차유급휴가는 원인 연도가 있고 결과 연도가 있는 셈입니다.
1년을 단위로 하여, 원인 연도라는 1년의 기간에 80% 이상 개근하면 그다음 해인 결과 연도라는 1년의 기간 동안 연차유급휴가가 부여되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부여 개수는 15일을 시작하여 2년마다 1일씩 가산되고 그 최대치는 25일입니다.
유급이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도 근로를 제공하는 것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임금을 지급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근무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여 하루를 쉬었지만, 일한 것과 마찬가지로 월급의 삭감 없이 그대로 지급됩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 ④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
연차유급휴가는 최초 1년의 근로에 대하여 15일의 휴가가 발생하고 2년마다 1일씩 가산되어 25일까지 늘어납니다.
정리하면 입사하여 첫해부터 계속하여 80% 이상 개근한다고 하면 둘째 해 15일, 셋째 해 15일, 넷째 해 16일, 다섯째 해 16일, 여섯째 해 17일과 같이 늘어납니다. 날짜가 특정되어 있는 휴일과 달리 휴가는 그 날짜를 근로자가 선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사업에 지장이 있는 경우 사업주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2)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원인 연도의 1년 동안 80%의 개근이라는 공로의 보상으로 발생한 연차휴가를 사용 연도의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특별한 귀책 없이 사용하지 못한 경우 미사용수당이라는 금전청구권으로 전환됩니다. 쉽게 말하면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법은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 모두 그 기초로 할 수 있게 규정되어 있으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혹은 근로계약 등 사업장에서 달리 정한 바가 없다면 통상임금을 그 기초로 산정하여 지급하면 됩니다.
제60조(연차유급휴가) ⑥ 사용자는 제1항·제2항·제4항 및 제5항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3) 연차유급휴가 사용촉진 제도
이 제도는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고 미사용수당이라는 금전 지급의 수단으로만 변질되어 가는 현실을 고려하여 연차유급휴가의 본래 취지를 살려보자는 의미에서 만든 제도입니다. 연차유급휴가가 휴가라는 본래의 취지보다는 금전보상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고려 하에 도입된 것이지요. 말 그대로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촉진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휴가도 주지 않고 금전보상도 하지 않는 탈법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과 우려도 있는 만큼, 논란이 많은 제도인 것도 사실입니다.
기본적인 내용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휴가를 사용하라 통지하고 그래도 사용하지 아니하면 아예 휴가 날짜를 지정해서 쉬라고 통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라고 한 날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출근하였다면 휴가를 사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수당으로 금전 보상할 의무가 소멸하게 됩니다.
통지라고 하는 외형적 절차도 중요하겠지만,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실체적 요소도 중요합니다. 다만, 그 자발성을 어떻게 담보하고 증명할 것인가가 실무에서 늘 고민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1조(연차유급휴가의 사용 촉진)]
- ① 사용자가 제60조제1항·제2항 및 제4항에 따른 유급휴가(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제60조제2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제외한다)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제60조제8항 본문에 따라 소멸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고, 제60조제8항 단서에 따른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본다.
- 제60조제8항 본문에 따른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사용자가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그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할 것
- 제1호에 따른 촉구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전부 또는 일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지 아니하면 제60조제8항 본문에 따른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사용자가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할 것
4) 입사 첫해의 경우
연차유급휴가는 기본적으로 보상의 성격을 가지므로 원인 연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구조에 따르면 입사 첫해는 원인 연도라고 하는 지난 해가 없기에 기본적으로 논리상 연차유급휴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근로기준법은 입사 첫해에는 1개월을 단위로 하여 1개월을 개근하면 다음 달에 1일의 연차유급휴가 부여됩니다.
이때 과거 근로기준법은 다음 해에 발생할 15일의 연차유급휴가에서 공제함으로써 독립적인 휴가 부여가 아니라 미리 당겨쓰는 의미로 하였지만, 2017년 근로기준법 제60조 3항을 삭제함으로써 현재는 공제하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개정되었습니다.
제60조(연차유급휴가)
-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12. 2. 1.>
- ③ 삭제 <2017. 11. 28.>
한편, 원인 연도에 80% 이상 개근하지 못해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아니한 해에도 첫해와 같은 원리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