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접어든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혈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좁아지면서 혈압이 상승하는데, 이때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약해져 있어 쉽게 터지거나 막힐 수 있다. 실제로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률은 여름보다 겨울에 높고, 1~2월에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 '몸 속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고혈압부터 관리해본다.
시시때때 달라지는 혈압
혈압이란 혈관 속에 작용하는 압력으로, 심장이 전신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 수축과 확장(이완)을 반복할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뜻한다. 혈압은 '120/80mmHg'와 같이 표시하는데 120은 수축기 혈압, 80은 확장기 혈압이다. 심장이 수축할 때 가해지는 압력이 가장 크기에 이를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 반대로 심장이 확장할 때 가해지는 가장 작은 압력을 이완기 혈압(최저 혈압)이라 한다.
혈압은 고혈압 진료지침을 기준으로 정상혈압, 주의혈압, 고혈압 전단계, 1·2기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 구분 | 기준 |
|---|---|
| 정상혈압 | 120/80mmHg 미만 — 심장과 뇌의 혈관질환 발생위험이 가장 낮은 최적의 혈압 |
| 주의혈압 | 정상혈압과 고혈압 전단계 사이 |
| 고혈압 전단계 | 고혈압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단계 |
| 1·2기 고혈압 | 보통 140/90mmHg 이상 — 혈압이 정상 수치보다 지속적으로 높아진 상태 |
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본태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전체 고혈압의 90~95%를 차지하는 본태성 고혈압은 특별한 원인이 있다기보다 혈관 노화와 연관돼 발생한 고혈압을 뜻한다. 현재까지 본태성 고혈압의 위험인자로는 유전, 나이, 비만, 고염분 섭취,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이 알려져 있다.
한편 이차성 고혈압은 어떤 원인질환 때문에 이차적으로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다. 원인질환으로는 신장질환이 가장 많고 선천성 혈관이상, 당뇨병, 부신종양, 갑상선질환과 같은 내분비질환, 임신 등이 있다.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을 치료 또는 개선하면 고혈압이 사라지거나 혈압이 낮아진다.
이와 별개로 고혈압에는 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이 존재한다.
- 백의고혈압 — 혈압이 평소에는 정상이지만 진료실에서는 과도하게 긴장해 높게 측정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즉 흰 가운(백의, White-coat)을 보면 혈압이 올라간다고 하여 백의고혈압이라 한다. 이 경우 불필요한 치료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평소 가정혈압을 측정해 백의고혈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가면고혈압 — 반대로 혈압이 진료실에서 측정할 때는 정상이지만 평상시에는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에도 고혈압을 제때 찾아내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가정혈압 측정이 필요하다.
고혈압을 일으키는 다양한 위험요인
앞서 언급했듯 본태성 고혈압을 촉진시키는 위험인자에는 가족력과 같은 유전적 요인과 고염분 섭취, 흡연, 운동부족, 스트레스, 추위, 과로 등 환경적 요인이 존재한다. 다만 위험인자 하나만으로 고혈압이 발병하기보다 여러 요인이 작용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전적 요인이 큰 영향을 끼친다. 부모의 혈압 상태에 따른 자녀의 고혈압 발병확률은 다음과 같다.
| 부모의 혈압 상태 | 자녀의 고혈압 발병확률 |
|---|---|
| 부모 모두 고혈압 | 46% |
| 한쪽 부모만 고혈압 | 34% |
| 부모 모두 정상혈압 | 18% |
부모 모두 고혈압인 경우의 46%는 부모 모두 정상혈압일 때의 18%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유전적 영향 못지않게 환경적 영향도 50%나 차지하기에 이 또한 주의해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의 고혈압 유병률은 28%다. 하지만 관리 실태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 항목 | 비율 |
|---|---|
| 20세 이상 인구의 고혈압 유병률(2019년 기준) | 28% |
| 유병자 중 자신의 병을 알고 있는 비율 | 70% |
| 고혈압을 치료 중인 비율 | 66% |
|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 비율 | 48% |
이처럼 진단과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원인으로 대부분의 고혈압이 무증상이라는 점을 지목할 수 있다. 간혹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 두통, 어지럼증, 의식장애, 손발 감각장애나 마비, 호흡곤란, 가슴통증, 얼굴과 사지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다수는 혈압이 높아도 특별한 증상이 없기에 병을 모르거나 방치한다.
완치 불가능한 합병증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심장뿐만 아니라 혈관이 있는 몸속 모든 기관에 광범위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심장이 과도하게 일을 해 심부전이 생기고,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를 유발해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기능을 지속적으로 저하시켜 신부전을 유발하고, 눈혈관에 합병증이 생기면 시력소실, 실명 등을 야기한다. 또한 뇌로 가는 혈관을 손상시켜 뇌졸중 위험도 증가시킨다.
이러한 합병증은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불가능하며 악화되면 생명까지 위협한다. 따라서 고혈압은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혈압의 진단, 치료, 예후에 있어 가장 기본은 정확한 혈압 측정이다. 혈압은 측정환경, 측정부위, 임상상황 등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에 고혈압을 진단하려면 표준적 방법으로 여러 번 측정해야 한다. 이렇게 측정해 평균값을 냈을 때 140/90mmHg를 넘거나 두 수치 중 하나만 기준을 넘어도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이 확실하면 발병원인을 찾아 본태성인지 이차성인지를 가리고 합병증 발생 여부도 함께 검사한다.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한 7가지 생활수칙
고혈압 치료는 혈압감소와 함께 혈압을 감소시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한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치료는 혈압을 감소시키는 약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환자의 나이, 성별, 동반질환 여부, 투약 후 반응 및 부작용 등에 따라 다르게 처방된다. 고혈압 환자의 90% 이상이 특별한 원인이 없는 본태성 고혈압이기에 대개 약물치료를 평생 지속해야 한다. 비약물치료는 건강한 식습관, 운동, 금연, 절주 등의 생활개선을 통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꾸준히 실천하면 뚜렷한 효과가 나타난다.
대한고혈압학회가 권장하는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한 7가지 생활수칙은 다음과 같다.
- 음식을 골고루 싱겁게 먹는다.
- 살이 찌지 않도록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
-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한다.
-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간다.
- 지방질은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
-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
-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혈관은 예민해진다.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라도, 오늘 내 혈압부터 확인해보자.
출처 /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