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조훈희 변호사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
부당해고 시 민사법원을 통한 소송 절차 외에 우리 노동법에 특별히 정하여진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절차가 있습니다. 부당해고 구제 신청 시 노동위원회는 해고가 그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였을 때 당해 해고가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사업주에게 복직 명령을 처분합니다. 이때 해고 시부터 복직 시까지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여 임금을 받지 못한 이른바 해고 기간에 대하여 임금상당액 지급도 명합니다.
이처럼 부당해고 구제 절차는 해고가 부당함을 전제로 원직 복직 명령이라는 구제 처분에 부수적으로 해고 기간 임금상당액 지급 명령을 발하는데, 어떤 근로자의 경우 사업주와의 신뢰 파탄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아니할 수 있어 이 경우 원직 복직 대신 임금상당액 등 금전 보상 명령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 제도를 통상 금전보상제라고 합니다.
오늘 강의에서는 노동위원회 부당해고구제절차 금전보상제의 취지와 내용을 다루겠습니다.
1. 의의
금전보상제란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방법으로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희망하지 않는 경우에 원직복직 이외에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으로 임금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지급하라는 명령으로 구제할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근로기준법 제30조(구제명령 등)
① 노동위원회는 제29조에 따른 심문을 끝내고 부당해고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하며, 부당해고등이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정하면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③ 노동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만을 말한다)을 할 때에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 <u>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u>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 절차는 그 대상이 해고가 대표적이지만 정직, 감봉, 견책, 기타 징벌 등 불이익한 사업주의 처분이라면 모두 구제 신청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상 해고등 구제신청이라고 하여 '등'이란 말을 붙이지요.
그런데 금전보상명령제는 구제 신청 대상 중 오로지 해고만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 명령 신청 시 구제 방법을 원직 복직 명령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원직복직 명령은 제외하고 금전보상 명령만으로 할 것인지 택할 수 있으며, 노동위원회 규칙에 따르면 심문회의 전까지 정할 수 있습니다.
노동위원회 규칙 제64조(금전보상명령의 신청)
① 근로자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있어서 원직 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② 제89조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는 사용자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 있어서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신설 2020. 6. 17.>
③ 제1항 및 제2항에 의한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고자 하는 근로자는 심문회의 개최일을 통보받기 전까지 별지 제17호서식의 금전보상명령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2. 금전보상 액수의 산정
부당해고 구제 신청 절차에서 근로자의 신청이 인용되어 구제명령이 발하여질 때 노동위원회 판정의 주문에 해고기간 임금상당액 액수는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지만, 금전보상제의 경우에는 금전보상 금액을 구체적으로 기재합니다.
| 구분 | 판정 주문 |
|---|---|
| 부당해고 구제 신청 인용 판정 주문 | 1. 이 사건 사용자가 0000. 00. 00. 이 사건 근로자에게 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2. 이 사건 사용자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를 원직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 |
| 금전보상제 신청 인용 판정 주문 | 1. 이 사건 사용자가 0000. 00. 00. 이 사건 근로자에게 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2. 이 사건 사용자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에게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0,000,000원을 지급하라. |
금전보상 액수의 산정과 관련하여 산정 기간은 "해고일로부터 당해 사건의 판정일까지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노동위원회 규칙 제65조(금전보상 금액의 산정)
① 노동위원회는 근로자가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한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등 금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다.
② 보상금액의 산정기간은 해고일로부터 당해 사건의 판정일까지로 한다.
원직 복직을 명하는 구제 신청의 경우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해고기간은 해고 시부터 복직 시까지로 개념상 그 종기(終期)가 분명합니다. 복직이 되면 근로자는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할 수 있고 그 때부터는 근로에 따른 정상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기에, 복직 시까지라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시점이 종기가 됩니다.
그러나 금전보상제는 해고가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고 그렇다면 근로관계가 계속 존재하는 것임에도, 근로자의 선택으로 원직 복직을 하지 아니하고 금전 보상만 구하므로 복직이라는 사실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금전 산정 기간을 언제까지로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금전보상제는 정책적 목적에 의해 특별히 마련된 제도이므로 그에 특유한 금전 보상 산정 기간의 규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판정일을 둘러싼 해석의 논란
앞에서 언급드린 바와 같이 비록 법률이나 시행령은 아니지만 노동위원회 규칙에는 "당해 사건의 판정일까지 한다."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석의 논란은 남습니다.
금전보상 구제 절차가 초심에서 확정되어 종료되었다면 판정일은 초심 판정일 하나이기에 문제가 없지만, 초심 판정 후 패소자가 불복하여 재심 절차가 진행되어 재심 판정으로 확정되었다면 판정일이 초심 판정일과 재심 판정일 두 개의 일자가 있어 어느 일자로 보아야 하느냐 논쟁이 될 수 있습니다.
얼핏 단선적으로 생각하면 재심 판정까지 절차가 진행되었다면 당연히 재심판정일로 보아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초심 판정에서 부당해고라는 근로자 신청이 인용되어 초심판정일로 산정된 금액으로 금전보상 명령이 발하여지고 사업주가 불복하여 재심 절차가 진행된 경우, 재심 판정에서 초심과 마찬가지로 부당해고로 판단할 경우 초심 판정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재심 판정에서도 초심 판정의 금액은 변동되지 않습니다. 이 점을 보면 언제나 일관되게 초심판정일로 보아야 한다는 해석이 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좀더 경우의 수를 확장해보면, 재심판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행정소송에서 재심판정을 취소한 경우 다시 새로운 재심판정 재처분이 발하여지므로, 이 경우에는 상정 가능한 종기 일자가 다음 세 가지 날짜에 대한 견해까지도 가능합니다.
- 초심판정일
- 최초의 재심판정일
- 재처분된 재심판정일
노동위원회 내부 지침인 심판업무 매뉴얼에서도 이 논점에 대한 유의미한 해석이나 설명은 별도로 없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 심판업무 매뉴얼 86면
다. 보상금 산정
- 보상금 산정기간은 해고일로부터 당해 사건의 판정일까지로 하며, 보상금은 임금상당액 이상으로 함(근기법 제30조 제3항)
- '임금상당액'은 근기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평균임금으로서, 근로자가 해고일로부터 판정일까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말하며, 정상적인 근로제공에는 사용자의 휴업 등 조업상황을 고려해야 함
- 임금상당액 이상의 범위는 임금상당액 및 부당해고로 인한 위로금, 비용 등을 포함한 총액으로 함
사견으로는 불복 그 자체가 판단 결과의 직접적 원인이 되어서는 아니되고, 실제 민사소송법 등 다른 쟁송법상 제도에는 그러한 원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관되게 초심판정일로 함이 타당해 보입니다. 합리적인 입법과 판례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보상 항목과 공제, 이행 확보
금전보상제는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던 임금 외에 위로금 등 추가 보상도 예정해 놓고 있습니다. 다만 실무상 가정 임금액 외에 복직명령 시보다 추가된 다른 보상 항목은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당해고 기간 동안 근로자가 다른 업에 종사하여 소득이 있는 경우 이를 공제하는데, 이 또한 금전보상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또한 역시 마찬가지로 공제하더라도 공제하고 남은 금액이 평균임금 70%인 휴업수당액에 미달할 경우에는 휴업수당액을 지급하도록 명합니다. 다시 말하면 결과적으로 사업주는 적어도 휴업수당 상당액 이상액은 지급해야 합니다.
금전보상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확정된 금전보상명령 불이행 시에는 노동위원회의 고발에 의하여 형사처벌이 부과된다는 점도 같습니다.
3. 정리하며
해고를 당한 근로자 입장에서는 부당해고로 인정되어 사업주에게 원직 복직 의무가 있더라도 다시 그 사업장에서 근무하지 않길 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개월에서 수년씩 소요되는 구제절차나 소송절차 기간을 고려할 때 그 사이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따라서 굳이 원직 복직이라는 구제 수단은 제외하고 금전적인 부분만 구제되도록 제도를 설계한 금전보상제는, 법원의 소송보다 구제의 편이성과 간이성을 추구한 노동위원회 구제 절차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매우 유의미한 제도로 생각됩니다.
다만 제도의 취지가 가진 타당성과 우월성에도 불구하고,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해고는 무효, 해고가 무효이기에 근로관계는 애초 계속하여 존재라는 법리적 기본 전제에 대하여 노동법에 특유한 행정적 해결 절차에서의 금전보상제의 신청은 어떠한 의미와 효과를 갖는지 의문이 발생할 수 있고, 그에 부수한 구체적 해석에 대한 쟁점은 상당합니다. 정교한 입법이 수반된다면 제도의 취지는 더욱 우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