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이라면 해고가 자유로울까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영세사업장이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령 연차유급휴가라든가 연장·휴일 근로 수당의 50% 가산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적용되지 않는 규정 중에는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 절차도 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은 부당해고와 관련하여 노동위원회 구제 절차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결국 민사법원의 소송 절차만 가능합니다. 또한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또한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으니 해고가 자유롭다는 의미일까요.
이에 대하여 다룬 대법원 판결이 근래에 있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어떻게 의율이 되는지, 대상 판결을 통해 살펴봅니다.
대상판결 — 대법원 2023. 11. 9. 선고 2020다272684 판결 [해고무효확인]
1. 들어가며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영세사업장이라고 하여 영세성의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사업주에게 노동법상의 의무라는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이지요. 적용되는 규정과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 상의 규정들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 구분 |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주요규정 | 5인 미만 사업장 적용제외 주요규정 |
|---|---|---|
| 근로계약 | ·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의무(제17조) ·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손해배상액 예정 금지(제20조) | · 법령 및 취업규칙 주요 게시(제14조) · 취업규칙 작성·신고(제93조, 10인 이상 적용) |
| 해고 관련 | · 산재로 인한 휴업기간과 출산전후 휴가기간 및 이후 30일 동안의 절대적 해고 금지(제23조 제2항) · 해고예고(수당)(제26조) | ·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징계) 제한 규정(제23조 제1항) · 경영상해고 제한 규정(제24조) · 해고사유와 시기 서면 통보(제27조) ·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제28조) |
| 임금 | · 임금의 직접·통화·전액·정기 지급원칙(제43조) · 최저임금(최저임금법 제3조) · 임금명세서 작성 및 교부의무(제48조 제2항) | · 휴업수당(제46조) ·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 제한(제50조, 제53조) · 연장·야간·휴일 근로 가산수당(제56조) |
| 휴게·휴일·휴가 | · 휴게시간(제54조) · 휴일(주휴수당)(제55조 제1항) | · 연차휴가(제60조) · 생리휴가(제73조) |
| 기타 | · 4대보험 적용 · 퇴직금 적용 · 직장 내 성희롱 | · 기간제법상 무기계약 전환 · 기간제법상 차별적 처우 금지 및 시정신청 · 직장 내 괴롭힘 |
영세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 적용 배제로 사업주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경감되는데, 그만큼 영세사업장 근로자들의 권리가 사라지기에 영세사업장의 근로자들을 더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더 희생시키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비판론이 있고, 비판적인 시각에 따라 입법 개정을 주장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2. 제23조 제1항 배제에 따라 해고가 자유로운지 여부
영세사업장에 배제되는 규정 중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이 조항은 해고나 징계 등 사업주가 근로자에 대하여 불이익한 처분을 할 경우 정당한 실체적 사유가 존재하여야 한다는 규정으로, 부당해고인지 정당해고인지를 다툼에 있어 실체적 사유의 정당성에 대한 근거가 되는 조항입니다.
그런데 영세사업장의 경우 이 조항의 적용이 배제되기에, 그렇다면 영세사업장은 해고가 자유로운 것인가라고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무는 특정한 과목이나 법만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 아니기에 사안을 볼 때는 근로기준법이나 노동법만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근로계약이라고 하는 계약 관계에 있어 근로기준법 외에 일반법인 민법이 존재하기에, 이들 법의 관계와 내용을 모두 살펴보아야 합니다.
민법에 보면 고용계약 편이 있고 고용계약의 해지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사업주에 의한 해지를 특별히 노동법상 해고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해고도 계약 기간 도중 당사자 일방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종료시키는 해지의 일종입니다.
민법 제660조(기간의 약정이 없는 고용의 해지통고) ①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③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당기 후의 일기를 경과함으로써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제661조(부득이한 사유와 해지권)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유가 당사자 일방의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위와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대하여 해지의 자유를 규정한 것은 근대 이전의 인신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취지라고 합니다. 고용 보장이라는 노동법의 취지에 비추어보면, 민법이 제정될 당시 근대 초기의 사회적 시대정신과 노동법이 제정될 당시 현대 초기의 사회적 시대정신이 달랐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법이자 해고에 대한 특별 조항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민법상 고용계약 편의 해지 조항의 적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자가 해지하는 경우를 보통 사직이라고 표현하지요. 사직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에 규율되는 내용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민법의 규정이 적용되는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의 경우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발효 시점에 관하여 동조 제3항에서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통지 당기 후의 일기를 경과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하였기에, 통상 우리는 1개월을 주기로 하여 보수를 받으므로 임금의 산정 주기가 매월 초일부터 말일이라고 한다면 통지를 받은 다음 달 말일에 종료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물론 양자가 별도로 합의한 시점이 있다면 그에 따르면 되겠습니다.
한편 기간의 정함이 있는 기간제 고용의 경우 부득이한 사유를 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기간제 근로자가 사직할 경우에는 사업주가 동의하여 합의 해지에 이르지 않는 한 부득이한 사유라는 제약이 있습니다.
3. 대상 판결의 판단
그리고 대상판결은, 사직이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 해고에 대하여 민법의 규정을 적용한 판시를 한 것입니다.
고용되지 아니하는 한 그 파견근로자가 곧바로 사용사업주의 피용자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경비원들은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 전에 사직한 경비원 3인을 제외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 피고는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은 우선 상시근로자 수 산정부터 문제가 되었는데,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 있어서 무기계약이든 기간제이든 고용형태를 불문하고 직접 고용한 근로자만 포함되고 수급사업자와 용역사업자 등의 근로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한 파견근로자도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 있어 포함되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의 산정 방법) ④ 제1항의 연인원에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5호에 따른 파견근로자를 제외한 다음 각 호의 근로자 모두를 포함한다.
-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통상 근로자,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기간제근로자, 단시간근로자 등 고용형태를 불문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모든 근로자
-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동거하는 친족과 함께 제1호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1명이라도 있으면 동거하는 친족인 근로자
이 사건 근로계약의 당사자는 피고이므로 피고의 대표자 명의로 이루어진 고용계약 해지통고는 적법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갱신된 근로계약은 '고용기간의 약정 없는 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나아가 근로계약서 제2조의 규정은 특별한 면직사유가 없을 때 이 사건 근로계약이 연장·갱신될 수 있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피고의 해고 의사표시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아니하므로, 해고제한 또는 정년보장특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2017. 6. 9. 원고에게 통보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민법상 고용계약의 해지통고로서 유효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로부터 1개월 후인 2017. 7. 9.이 경과함으로써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대상 판결 사안의 사업장의 경우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이기에 해고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민법의 규정이 적용되는데,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 계약의 경우 해지의 자유가 있기에 귀책사유라든가 정당한 이유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사업주는 일방의 의사표시로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마치며
대상 판결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해고 제한 규정이 배제되는 영세 사업장 사업주의 해고 요건을 확인한 판결로, 근로기준법 규정과 민법 규정 그 자체에 충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입법론 차원에서, 영세사업장의 근로자에 대한 위와 같은 법률 규정이 적절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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