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직무발명 보상금
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조훈희 변호사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풀어내는 공간으로 이 지면을 꾸려가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
이번 강의는 근로자의 직무발명에 관한 내용이다. 근로관계에 관한 주제이기는 하나 산업재산권 논점이 더해져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근로자가 근로를 하면서 직무 과정 중 특허와 같은 기술을 발명하였을 때, 그 근로자에게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에 대하여 사업주가 어떻게 보상을 할 것인지가 근로자의 직무발명에 관한 핵심 내용이다.
아울러 이번에 다루는 대상판결은 근로자가 직무발명 보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그 보상청구권이 언제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되는지에 관한 논점을 다루었다. 먼저 근로자의 직무발명에 관한 일반 법리를 정리한 후, 대상판결의 논점을 살펴본다.
대상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다258463 판결 [직무발명보상금]
1. 들어가며
근로자 A는 전자제품을 연구·생산·판매하는 B 회사에 근무하면서 세탁기의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였다. 근로자 A는 B 회사에 재직하면서 세탁기용 필터와 관련한 이 사건 각 직무발명을 완성하였고, B 회사는 이 특허기술에 관하여 특허청에 특허출원을 하여 특허권 설정등록을 받았다.
또한 B 회사는 이 사건 각 직무발명에 기초한 세탁기용 필터 제품을 생산하여, 이를 장착한 세탁기를 판매하였다.
근로자 A는 퇴사 후 이 특허 발명에 대한 보상금을 B 회사에 청구하였으나 B 회사가 이를 거부하였고, 이에 근로자 A는 보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2. 근로자 직무발명의 일반 법리
특허권과 같은 지적재산권은 원칙적으로 그 발명을 실제로 한 자가 취득한다. 지극히 당연한 원칙이다.
그런데 회사에 연구자로 근무하는 근로자가 발명을 한 경우, 이는 회사가 발명한 것일까 근로자가 발명한 것일까? 조금 애매하다.
현실적으로는 근로자가 직접 수행하였으니 근로자가 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발명에는 기존의 노하우, 설비 기술 등 회사의 인프라가 상당히 기여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처럼 근로자가 근로 중에 한 발명을 바로 '직무발명'이라고 한다. 발명진흥법은 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발명진흥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 "발명"이란 「특허법」·「실용신안법」 또는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보호 대상이 되는 발명, 고안 및 창작을 말한다.
- "직무발명"이란 종업원, 법인의 임원 또는 공무원(이하 "종업원 등"이라 한다)이 그 직무에 관하여 발명한 것이 성질상 사용자·법인 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이하 "사용자 등"이라 한다)의 업무 범위에 속하고, 그 발명을 하게 된 행위가 종업원 등의 현재 또는 과거의 직무에 속하는 발명을 말한다.
또한 발명진흥법 제15조는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발명진흥법 제15조(직무발명에 대한 보상)
- 종업원 등은 직무발명에 대하여 특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나 특허권 등을 계약이나 근무규정에 따라 사용자 등에게 승계하게 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한 경우에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사용자 등은 제1항에 따른 보상에 대하여 보상형태와 보상액을 결정하기 위한 기준, 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보상규정을 작성하고 종업원 등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 사용자 등은 제2항에 따른 보상규정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종업원 등과 협의하여야 한다. 다만, 보상규정을 종업원 등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해당 계약 또는 규정의 적용을 받는 종업원 등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 사용자 등은 제1항에 따른 보상을 받을 종업원 등에게 제2항에 따른 보상규정에 따라 결정된 보상액 등 보상의 구체적 사항을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 사용자 등이 제3항에 따라 협의하여야 하거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종업원 등의 범위, 절차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사용자 등이 제2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종업원 등에게 보상한 경우에는 정당한 보상을 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보상액이 직무발명에 의하여 사용자 등이 얻을 이익과 그 발명의 완성에 사용자 등과 종업원 등이 공헌한 정도를 고려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처럼 근로자가 근로 중 직무를 통해 발명을 하였을 때, 취업규칙과 같은 회사 내부 지침이나 근로자와의 합의를 통해 사업주가 그 발명에 대한 특허권과 같은 권리를 승계하여 취득한 경우에는 상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 보상액의 산정은 실무상 매우 까다롭다. 실제 소송에서도 상당한 논란과 함께 복잡한 주장·증명 과정이 필요한데, 해당 발명 기술로 인하여 사업주가 얻은 이익과 그 기여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된다.
현저하게 공헌한 경우에는 그 공헌도에 따라 회사의 지적재산부서 평가와 직무발명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고 대표이사의 재가를 받아 실시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15조 제3항), 종업원이 퇴직한 경우 실시보상금의 지급은 퇴직한 종업원의 청구에 의해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8조 제1항, 제3항). 한편 2001년 직무발명 보상지침은 실시보상금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참고로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는 영세사업장으로 보아 그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사업주의 노동법상 의무 부담을 경감시켜 주고 있다.
3. 대상 판결 사안
대상판결 사안에서는 근로자 A가 퇴직 이후 청구한 보상금이 10년의 소멸시효로 이미 소멸하였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되었다.
이 사건 발명은 1997년에 특허 등록되었고, 이 시점에 근로자 A의 직무발명에 따른 보상금 청구권이 발생하였다는 점은 명백하며 판례 또한 이를 설시하였다. 다만 그 보상금 청구권의 지급기가 언제인지가 불분명한 것이 문제였다.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당사자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1997. 8.경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직무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승계하였고, 이로써 원고의 이 사건 각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금청구권이 발생하였다. 그 당시 시행되던 피고의 직무발명에 관한 근무규정은 1995년 직무발명 보상지침이다. 원고는 피고의 2001년 직무발명 보상지침이 시행되기 전인 1998. 9. 30. 피고에서 퇴사하였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01년 직무발명 보상지침을 적용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각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금청구권 행사에는 2001년 직무발명 보상지침이 아니라 1995년 직무발명 보상지침이 적용된다.
1995년 직무발명 보상지침 제15조 제3항, 제18조 제3항에 따르면, 이 사건 각 직무발명에 관한 특허가 피고의 제품에 적용되어 그 실시결과가 피고의 경영에 현저하게 공헌하였고, 원고의 청구에 의하여 실시되는 피고의 지적재산부서 평가, 직무발명 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대표이사 재가가 있었을 때에 이 사건 각 직무발명의 실시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다. 이는 직무발명에 관한 근무규정 등에서 직무발명 보상금의 지급시기를 정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러한 지급시기가 도래한 때에 이 사건 각 직무발명의 실시에 대한 보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