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 및 대응방안

1.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

2022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약칭 : 중대재해처벌법, 법률 제17907호)이 시행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80년대부터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어 왔지만, 안전에 대한 의식과 산재사고 예방율은 경제성장율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준입니다. 해마다 발생되는 대형 안전사고와 산업현장에서의 각종 사망사고는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현장관리로 인한 인재(人災)가 대부분이지만, 사고발생 후 원인에 대한 대책마련과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처벌이 약하여(95% 이상 집행유예) 동일한 재해가 재발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이 현실입니다.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대응하여 기업의 시스템, 조직문화 등 구조적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배경으로, 하위직급의 개별 행위자보다는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대표자(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안전관리에 대한 전사적 패러다임 전환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사고예방과 안전문화정착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입니다.

2.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바로 **'전사적안전관리'**입니다.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이 각 현장에서 지켜야 할 세부적인 규정을 의무화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에 현장의 담당자(현장소장, 공장장 등)에게 현장별 책임을 물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 발생시 본사차원에서 대표자가 전사적으로 안전관리의무를 이행했는지에 대한 책임을 묻습니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의무사항은 산업안전보건법과는 별도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며, 대표자의 실질적인 관심으로 본사차원의 전사적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전사적안전관리체계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 먼저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1) 중대재해의 정의 (법 제2조)

구분중대산업재해 (근로자산업재해)중대시민재해 (제조물 및 공중이용 시민재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동일한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

(2) 중대재해처벌법의 대상 (법 제3조)

<u>상시근로자 5명 이상의 모든 업종 사업장</u> 및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대상입니다. (50명 미만 사업장(건설업의 경우, 공사대금 50억원 미만)의 경우에는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

(3) 중대재해발생시 의무사항 불이행인 경우 처벌 (법 제6조)

구분사망시그 외
1. 경영자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병과 가능)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2. 법인(회사)50억원 이하 벌금10억원 이하 벌금
3. 민사배상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근로자측에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 의무발생)

(4)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사항 (시행령 제4조)

중대재해처벌법은 의무사항으로 크게 9가지 항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9가지 항목의 내용을 만드는 것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축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근로자와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지키는 것을 이행이라고 합니다. 결국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사항이행은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과 이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축해야 할 시행령 제4조의 항목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안전 · 보건 목표와 경영방침의 설정

대표자가 앞장서서 안전경영방침을 수립하고, 회사의 안전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안전목표를 설정할 때는 단순히 최종목표(예 : 무재해 365일)를 설정할 것이 아니라 업무과정에 대한 세부적인 목표(예 : 매일 작업전 안전수칙 확인)를 설정하고 이를 지켰는지 관리해야 합니다.

② 안전 · 보건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전담조직 설치

500인 미만 중소기업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기준을 적용하여 본사에 안전·보건 담당자를 지정해야 합니다. 다만, 산안법상 안전·보건 담당자의 채용의무가 없는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에는 안전보건관리담당자를 지정하여 해당 업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대표자가 지원해야 합니다. 안전보건관리담당자는 개별적인 현장관리나 시설관리가 아닌 전사적안전관리 업무를 해야 합니다.

③ 유해 · 위험요인 확인 개선 절차 마련, 점검 및 필요한 조치 (반기점검사항)

사업장의 업무 중 위험요인(기계장치, 유해물질, 위험작업 등)을 파악하고 근로자와 공유해야 합니다. 위험성평가를 받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위험한 핵심요인을 체크해서 개선하고, 해당 내용을 근로자와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것입니다.

④ 재해예방에 필요한 예산의 편성과 집행 및 인력, 시설, 장비 구비

기업의 규모에 맞게 반드시 안전관리 예산을 편성하고 이를 집행하여 매년 발생가능한 위험요인을 개선하고 노후장비를 교체하는 등의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기업의 예산편성과 집행은 결국 대표자가 결정권자이므로 대표자의 안전관리 의무이행의지가 반영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⑤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의 충실한 업무수행 지원 (반기점검사항)

안전관리담당자가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과 예산을 부여해야 하고, 이행한 업무에 대한 평가기준을 마련하여 대표자가 반기별로 점검하여야 합니다.

⑥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 및 보건관리자 등 전문인력 배치

업종배치 대상인원 기준
제조업안전관리자 또는 보건관리자50인 이상 : 1명 / 500인 이상 : 2명
건설업안전관리자 또는 보건관리자80억 이상 : 1명 / 800억 이상 : 2명
기타업종안전보건관리담당자 지정
  •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는 자격증 소지자 또는 학위 취득자이며, 안전보건관리담당자는 안전보건관리교육 이수자로서 다른 업무와 겸임이 가능합니다.

⑦ 종사자 의견 청취절차 마련 및 참여시스템 반드시 필요 (반기점검사항)

근로자가 안전과 관련된 의사를 언제든지 이야기 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운영이 모든 종사자의 의견청취를 위한 시스템으로 간주되지 않으므로 별도의 절차마련이 필요합니다. 근로자의 의견청취 및 공유는 근로복지공단과 검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무사항 중 하나입니다.

⑧ 중대산업재해발생시 등 조치 매뉴얼 마련 및 조치 여부 점검 (반기점검사항)

재해 발생시 작업중지 및 행동요령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공유하고, 주기적으로 알려서 실제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신속히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평소 교육이 필요합니다.

⑨ 도급, 용역, 위탁시 업체 산재예방능력 평가 및 이행점검 (반기점검사항)

도급, 용역, 위탁업체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구축과 이행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업체와 계약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이 도급, 용역, 위탁업체의 안전관리를 잘 체크하고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행점검도 필요합니다.

3. 중대재해처벌법 대응방안

(1)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앞에서 살펴본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을 각 회사의 규모와 업종에 알맞게 문서와 규정, 방침, 매뉴얼 등을 만드는 것을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이 결코 과도한 문서작업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문서는 간결하게 기업상황에 맞게 만드는 것이 좋으며, 과도한 문서보다 중요한 것은 구축한 내용들을 근로자에게 주기적으로 알리는 이행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와 내용을 잘 모른채 대표자 처벌에 대한 불안감만으로 고액의 컨설팅비를 주고 문서만 과도하게 만들어놓은 경우들이 허다한 것이 현실입니다. 문서의 내용을 근로자와 공유하고 지속적인 안전관리를 이행한 것에 대한 증빙을 남기는 것이 중요한데, 고액의 컨설팅을 통해 구축문서를 과도하게 작성하다보니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이나 근로자 공유를 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2)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이행

지난 9월 27일 울산지방검찰청 중대재해처벌법 세미나에서도 강조되었듯이, 중대재해처벌법 의무이행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근로자의 참여와 소통입니다.

문서의 구축은 핵심적인 내용으로 간결하게 하더라도, 구축된 내용을 반드시 근로자에게 알려주고 수시로 공유하며, 근로자들의 안전관련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사항을 이행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구축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오프라인 방식으로 근로자와 공유하고 수시로 이행하며 각종 내용에 대한 서명을 받기에는 행정적인 인력과 시간이 과다하게 소모되고, 결국 지속적인 안전관리 이행이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대표자 또는 안전관리담당자가 안전관리업무를 하기 위해 근로자들에게 오프라인의 문서를 수시로 보여주고, 안전관리내용을 공유한 사실에 대해 서명을 받으러 다닌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요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업무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프로그램과 핸드폰 앱의 활용이 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삼성물산의 경우에도 자체 개발한 S-CARE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안전문화수준의 측정, 개선, 변화에 적용함으로써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사항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도 안전관리프로그램의 개발 또는 이용에 관한 비용을 안전관리비로 인정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을 통해 생성된 전자문서 및 전자서명도 법적으로 유효한 안전관리문서로 인정해주고 있습니다.(고용노동부 답변 1AA-2203-0539137) 결국 지금까지 소외되어왔던 안전관리업무 영역을 전산화시킴으로써 안전관리업무의 지속성을 담보하고, 중대재해를 예방하여 사고발생을 감축시키자는 것이 중대재해처벌법 이행의 핵심 내용이 되겠습니다.

4. 맺음말

산업현장에서 다같이 안전에 신경써서 중대재해를 예방하자는 취지에는 누구도 이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취지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어느 일방의 과도한 주장이 아닌, 경영자와 근로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의 참여속에 상식적인 범위에서 중대재해예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시행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다같이 한걸음 더 성숙해진 안전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을 통해 대형 참사나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개발원 송명준 대표

본 글은 헬로인사가 발행한 Payroll 매거진 2022년 12월호 57쪽에 수록된 기사를 웹 문서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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