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조훈희 변호사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
들어가며
해고된 근로자에 대하여 부당해고로 인정된 경우 이 해고는 무효이므로, 사업주는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 시부터 원직복직 시까지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경우 복직은 기존의 원직과 동일해야 함이 원칙이며, 시간상 사정 변화가 있는 경우 다소 다르더라도 그 본질에서 유사하고 합리성이 있어야 합니다. 본 사안은 사업주가 근로자에 대하여 원장의 지위에 있던 원직에서 교사로 복직을 단행하여 정당한 원직복직으로 인정될 수 없었는데, 원직과 복직된 지위 간 지급되는 급여가 달랐습니다.
이처럼 부당한 원직 복직 시 원직과 복직된 지위 간 임금 차이가 있는 본 사안에서, 그 의율에 있어 원심과 상고심의 판단이 달랐습니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대상판결. 대법원 2024. 4. 12. 선고 2023다300559 판결 [임금 등 청구의 소]
1. 기초 사실
근로자 A는 B 사회복지법인의 체력단련 원장의 직으로 근무 중 해고되었습니다. 근로자 A는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해고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였고, 부당한 해고로 무효라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판결에 따라 사업주 B법인은 A를 복직시키고 해고 시부터 복직 시까지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런데 A가 복직된 보직은 원직인 원장이 아니라 생활체육교사였습니다. 생활체육교사의 급여는 원장의 급여보다 낮았습니다.
근로자 A는 생활체육교사로의 복직이 원직과 다르므로 부당하다며, 원직인 원장의 지위에 따른 임금 청구를 하였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원직 | B 사회복지법인 체력단련 원장 |
| 선행 판결 | 해고 무효확인 — 부당해고로 무효 확정 |
| 사업주의 이행 | A를 복직시키고, 해고 시부터 복직 시까지 임금 상당액 지급 |
| 복직된 보직 | 생활체육교사 (급여가 원장보다 낮음) |
| 근로자의 주장 | 원직과 다른 복직은 부당 → 원장의 지위에 따른 임금 청구 |
2. 부당해고 시 원직 복직의 일반 법리
해고가 부당해고로 인정된 경우 사업주의 원직 복직 처분은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해고가 없던 상태로 원상 복귀되는 것이므로, 근로자와 개별적 합의가 없는 한 복직의 지위는 원직과 동일해야 함이 원칙입니다.
복직시킨다는 의미가 해고 이후 재입사 절차에 따른 복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원직 복직을 의미하는 것..
—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2034 판결
다만, 해고와 복직 시점 간 사정 변화가 있다면 원직과는 다소 다르더라도 업무의 내용이 관련성과 필요성이 있어 사업주의 인사재량권의 범주에 있다는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한다면, 원직과 다소 다른 복직 또한 정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용주가 해고되었던 근로자를 해고무효확인판결에 따라 복직시키면서 해고 이후 복직 시까지 위 해고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미 이루어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 필요, 작업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복직근로자에게 그에 합당한 일을 시킨다면 그 일이 비록 종전의 일과 다소 다르더라도 원직에 복직시킨 것이라고 보고, 장기간 그 작업을 거부하는 등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 대법원 1994. 7. 29. 선고 94다4295 판결 [해고무효확인등]
위 판례는 복직 시 원직과 다소 다르더라도 그 합리성에 비추어 정당한 복직으로 판시한 사안입니다. 항을 바꾸어서 사안의 사실 관계를 구체적으로 봅니다.
3. 원직과 다소 다른 업무의 복직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사안
크레인 제조업을 하는 D회사가 근로자 C에 대하여 한 해고가 부당해고로 무효라는 판결이 확정되어 사업주 D회사는 C를 복직시켰는데, 복직된 업무가 원직과 다르다며 C는 복직과 업무 이행을 거부하였고 D회사는 업무 거부로 징계를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원직과 다른 복직 자체가 부당하기에 업무 거부는 정당하다며, C는 징계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고들은 1차 해고 당시 모두 피고 회사의 가공부 가공 1과에서 수동절단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위 가공 1과의 작업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 구분 | 작업 | 내용 |
|---|---|---|
| ① | 벤딩(BENDING) 및 포밍(FORMING)작업 | 가공된 절판의 절곡 |
| ② | 세어링(SHEARING)작업 | 12mm 이하 박판의 절단 |
| ③ | 드릴링(DRILLING)작업 | 가공된 철판에 레디알 드릴하는 것 |
| ④ | 수동화염절단 | 가스절단, 절단마무리 및 절단조치의 수정 |
| ⑤ | 자동화염절단 | CNC자동절단, 절단마무리 및 절단조치의 수정 |
위 각 분류된 작업을 1차 해고 당시에는 피고 회사가 전부 직영하였으나, 원고들이 복직된 1991. 1.경에는 세어링작업과 수동화염절단작업을 외주업체에 도급주고 있었습니다(단, 피고 회사 직원 중 1명이 수동화염절단작업 중 모방절단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들을 복직시키면서 가공 1과에 인사발령을 내었으나,
- 1차 해고 당시 원고들이 맡았던 수동화염절단작업은 이미 상당 기간 도급 계약된 외주업체에서 하고 있었고,
- 자동화염절단은 원래 원고들이 맡았던 일이 아닐 뿐더러 상당 기간의 교육훈련이 없으면 곧바로 작업을 할 수도 없고, 또 이미 피고 회사 직원들이 정원을 채워 일하고 있었으므로,
- 부득이 유휴인력이 충원될 수 있는 수동화염절단작업 중 절단마무리 및 절단조치의 수정작업(이를 줄여서 '사상작업'이라 합니다)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위 사상작업은 작업장소가 가공 1과 밖에 임시로 지어진 가건물에서 할 뿐 아니라 용접 후 남은 울퉁불퉁한 쇠조각을 연마기로 갈아내는 것이어서, 작업환경이 수동절단작업에 비하여 열악하여 피고 회사 직원들이 맡기를 꺼려하고는 있으나, 원래 수동절단작업과 연계되어 있고 작업내용 자체도 별다른 경험과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아 용접공 정도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원직 복직은 기왕에 발령된 해고가 위법하여 무효라는 전제 하에 해고가 없었던 상태로 원상 복귀하라는 취지가 그 기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적 당위에도 불구하고, 사실적 현실은 해고가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해고된 근로자가 하던 업무를 다른 누군가에게 부여하기 위해 채용, 전보, 외주화 등의 조치가 있을 수밖에 없어, 해고 후 복직 시까지의 기간 동안 상당한 사정 변화가 존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적 당위와 사실적 현실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직과 복직된 보직의 성격과 그 내용이 관련성과 상당성이 있고 업무상 필요성과 합리성이 존재한다면 다소 다르더라도 정당한 복직으로 인정되고, 따라서 정당한 복직에 따른 업무 이행을 거부한 것이므로 업무 거부에 대한 징계 또한 정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사용주가 해고되었던 근로자를 해고무효확인판결에 따라 복직시키면서 해고 이후 복직 시까지 위 해고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미 이루어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 필요, 작업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복직근로자에게 그에 합당한 일을 시킨다면 그 일이 비록 종전의 일과 다소 다르더라도 원직에 복직시킨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여 해고 당시 소속되어 있었던 가공 1과로 복직하였으며, 다만 1차 해고 당시의 절단작업이 아니라 사상작업을 맡았을 뿐이나, 위 양 작업의 내용이 서로 연계되어 있고 그 작업장소가 현저히 변경된 것도 아닌 것이고 다만 업무량에 따라 작업내용이 변경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배치전환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피고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나 인사권 남용에 기인한 것도 아닌 만큼, 위 사상작업을 하라는 지시에 대하여 장기간 작업거부를 하고 나아가 그에 대한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상사에 대하여 불손한 행위까지 한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나아가 이들 비위행위는 그 태양, 정도, 계속기간 등에 비추어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를 더 이상 지속시키기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어지므로 이들을 사유로 한 2차 해고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배치전환, 부당노동행위 및 징계권의 남용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마치며
다음 시간에는 대상판결의 사안을 통해 원직과 다른 복직이 정당성이 없을 경우 급여 차액에 대하여 다룬 법리를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