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조훈희 변호사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
들어가며
중대재해처벌법이 2021년 1월에 제정, 공포되었고 금년 1월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효력을 발하였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정되기 수년 전부터 법조계나 관련 산업계는 물론 일반 언론에게까지 많은 관심과 조명을 받았습니다.
하나의 단행법이 이렇게 제정 이전부터 사회 전반적인 관심과 조명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이 법이 갖는 의의가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연속하여 중대재해처벌법의 구체적 내용을 공부하겠습니다.
2. 중대산업재해 치사상죄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대표자에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지우고, 대표자가 그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대표자를 처벌하겠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 법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법 제4조(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①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 호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각 호 생략
제6조(중대산업재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처벌) ①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제2조제2호가목의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징역과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
②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제2조제2호나목 또는 다목의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 제6조가 정하고 있는 처벌의 수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해당 중대산업재해 | 법정형 |
|---|---|---|
| 법 제6조 제1항 | 제2조제2호 가목의 중대산업재해 |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징역과 벌금 병과 가능) |
| 법 제6조 제2항 | 제2조제2호 나목 또는 다목의 중대산업재해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
보시는 바와 같이 이 범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주체인 "경영책임자 등"과 "안전보건 확보 의무", 그리고 "중대산업재해"입니다. 이들 구성요건에 대하여 법은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항을 바꾸어 각 요소를 살펴봅니다.
1)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
이 법에서는 구성요건에 형사범죄를 구성하는 주체를 특정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신분범입니다.
신분범은 범죄를 구성하는 요건에 일정한 신분을 가진 주체로 한정한 범죄를 말합니다. 위증죄가 대표적인 신분범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위증죄는 거짓의 증언을 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그런데 경찰, 검찰 등 수사과정이나 법원 소송과정 중에 허위의 진술이나 주장을 하였다고 하여 모두 위증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증인으로서 "위증을 할 경우 처벌을 받겠다."는 취지의 선서를 하고 증언 중 거짓을 한 경우에만 성립이 됩니다. 즉 위증죄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선서를 한 증인"만이 이 법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우리가 잘 아는 범죄 중 공무원이 뇌물을 받으면 성립하는 수뢰죄가 신분범입니다. 바로 공무원이라고 하는 주체로서의 신분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의 두 가지 신분을 주체의 구성요건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의 '사업주'
사업주라는 말은 노동법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고,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맺고 사용종속관계 하에 노동자로부터 노동을 제공받는 자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사업주는 이 노동법상의 사업주 중 개인사업자의 개인사업주만을 말합니다. 노동법보다 작은 범위의 개념인 것이지요.
굳이 왜 그렇게 한정하는지는 "경영책임자 등"의 의미를 설명하면 이해가 됩니다. 법 제2조에서 이 법에서 쓰는 법률 용어들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규정된 법문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9. "경영책임자등"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
나.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기업의 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부터 제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지정된 공공기관의 장
'경영책임자 등'의 의미
우선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법인사업자의 대표자를 말하는 것입니다. 통상 주식회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그 법인의 대표자가 되지요. 법문에서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바로 대표자입니다.
그런데 뒤에 하나의 개념 요소가 더 있지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 대표자에 준하면서 안전보건의무를 담당하는 자인데, 이 개념은 조금은 해석의 여지가 열려 있습니다. 이 법이 제정되면서 처음 등장하는 표현이지요.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에 보면 이 개념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란 사업 또는 사업장 전반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조직·인력·예산 등에 관하여 대표이사 등 경영책임자에 준하여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등 최종 결정권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안전보건 업무를 전담하는 최고책임자라 하더라도 사업 경영대표자 등으로부터 사업 또는 사업장 전반의 안전 보건에 관한 조직, 인력, 예산에 관한 총괄 관리 및 최종 의사결정권을 위임받은 경우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볼 수 없다.
단순히 산업안전보건 최고 책임자 내지 관리자를 넘어서서 **"사업장 전반의 안전 보건에 관한 조직, 인력, 예산에 관한 총괄 관리 및 최종 의사결정권을 위임받은 경우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가 핵심 지표로 보여집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구체적 사례를 통해 판례가 어떻게 형성되어 갈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공공부문의 경영책임자
그리고 법 제2조 제9호 나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공기관의 장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기업뿐 아니라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과 같은 공공단체의 대표자도 이 법의 처벌 주체로 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의 해당 설명 부분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정부조직법(제2조 제2항)에 따라 설치된 부·처·청과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행정기관의 장을 의미한다.
정부조직법에서 중앙행정기관으로 규정하지 않는 대법원, 국회, 감사원 등 헌법기관 등의 경우에는 제2조 제9호 가목에 따라 경영책임자를 판단하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특별자치도 및 시, 군, 구의 장을 의미한다.
"공공기관"의 경우는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기업의 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지정된 공공기관의 장이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
해설서의 내용을 기관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관 유형 |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는 사람 | 근거 |
|---|---|---|
| 중앙행정기관 | 정부조직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설치된 부·처·청과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행정기관의 장 | 제2조 제9호 나목 |
| 지방자치단체 | 지방자치법에 따른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특별자치도 및 시·군·구의 장 | 제2조 제9호 나목 |
| 공공기관 |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기업의 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공공기관의 장 | 제2조 제9호 나목 |
| 헌법기관 등(대법원, 국회, 감사원 등) | 가목 기준에 따라 경영책임자를 판단 | 제2조 제9호 가목 |
헌법기관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가
위의 해설 부분 중 "정부조직법에서 중앙행정기관으로 규정하지 않는 대법원, 국회, 감사원 등 헌법기관 등의 경우에는 제2조 제9호 가목에 따라 경영책임자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부연 설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대법원, 국회, 감사원,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정부 기관은 헌법에 규정된 헌법상 기관인데, 정부조직법에서 중앙행정기관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들 헌법기관은 중앙행정기관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방자치단체나 공운법상의 공공기관도 아니기 때문에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지에 관한 의문이 생길 수가 있겠지요.
이에 대해 일반 사기업에 적용되면서 좀 더 일반적인 조항인 제2조 제9호 가목을 적용하여 처벌 대상으로 한다는 취지로 고용노동부는 해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리
정리하면, 개인사업주의 경우에는 개인사업주 그 자신이 범죄를 구성하는 주체로서의 신분이고, 법인사업주의 경우에는 그 법인의 대표자가 주체로서의 신분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