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은 회사의 권고를 근로자가 수용하는 경우이고, 부당해고는 근로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경우다. 두 가지는 발생 원인과 법적 효과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이를 명확히 구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 권고사직과 해고의 구별
권고사직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의사표시 합치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하는 합의 해지 유형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사직을 제안하고, 근로자가 이를 수용하면 사직서를 징구하는 방식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말한다.
반면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관계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두 개념을 구별하는 실익은 근로관계 종료 절차에 있다. 법에서는 권고사직에 대해 별도로 정하고 있는 바가 없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관계 종료에 대한 의사 합치만 이룬다면 회사가 더 취해야 할 조치가 없다. 반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 구분 | 권고사직 | 해고 |
|---|---|---|
| 법적 근거 | 별도 규정 없음 | 근로기준법 제23·26·27조 |
| 성립 요건 | 근로자의 수용(의사 합치)만 있으면 성립 | 실체적으로 정당한 이유 필요 |
| 절차 | 추가 조치 불필요 | 해고일 30일 전 예고, 미예고 시 30일분 통상임금 지급 |
| 통지 방식 | 별도 서면 요건 없음 | 해고 사유·시기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서면 통지 필수 |
| 요건 미충족 시 | 해당 없음 |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 원직 복직 및 부당해고 기간 임금상당액 지급 |
즉 실체적 또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라도 결여되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
2.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사직서나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가 담긴 자료(이메일, 문자 등)가 명백히 존재한다면, 이러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법원은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라 하더라도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다.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6229 판결
구체적으로 회사의 권고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다음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 사용자 측의 퇴직 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 강도 및 횟수
-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실제로 근로자를 사무실이 아닌 사용자 자택으로 호출해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사직서 작성을 요구하고, 그 자택에 약 5시간 동안 있다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갈 수 있도록 한 사례(서울행정법원 2013. 7. 23. 선고 2013구합2051 판결), 근로자에게 "마음 편하게 회사 다닐 수 있을 것 같냐", "법무팀을 해체해 버리겠다", "네가 인마 법무팀장이라고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게 부끄럽다. 네 수준에 맞춰가지고 일이 되겠나 인마" 등 장기간 인격 모독을 한 사례(서울북부지방법원 2016. 11. 30. 선고 2016가합466 판결)에서는 사직서가 있었음에도 사실상 해고라고 판단했다.
3.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사직서가 없는 경우 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그러나 법원이 사직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해고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개별·구체적인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 사용자의 권고사직 발언과 해당 발언을 하게 된 경위
- 사용자가 업무 수행에 필요한 물품을 반납하도록 강제했는지, 또는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반납했는지
-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출근 명령을 한 적 있는지, 또는 그런 명령이 없었더라도 근로자가 출근 의사를 밝히거나 실제 출근했는지
- 사용자가 사직의 대가를 제안한 적 있는지
- 근로자가 사직의 대가를 받은 적 있는지
- 사용자가 사직을 권고했을 때 근로자가 이의를 제기한 적 있는지
일례로, 사용자가 "그 돈 받고 일 못하겠으면 더 많이 주는 곳으로 가라"라고 발언했다 하더라도, 다음 사정들을 두루 고려해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서울고등법원 2013. 10. 16. 선고 2012누34756 판결).
- 월급을 올려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자 근로자가 먼저 "그런 식이면 여기서 더 일 못하겠다"라고 발언한 점
- 다툼 이후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맡겨두었던 자신의 화물차를 가지고 가면서, 사용자로부터 받은 500만 원 중 자신의 월급을 스스로 정산하고 남은 금액을 회사에 두고 간 점
- 사용자가 출근 명령을 하지는 않았으나, 근로자가 출근 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실제로 출근하지 않은 점
-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기 전까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는 점
이처럼 권고사직과 해고의 구별은 사직서의 존재 여부만으로 단순히 판가름되지 않으며, 사직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