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퇴사한 이후에도 인사·노무 담당자에게는 마지막 달 임금 지급, 퇴직금 정산, 관련 서류 보존, 영업비밀 관리 등 챙겨야 할 이슈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 달에는 퇴사자 관리와 관련해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세 가지 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
1. 퇴사자의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보존
사용자는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등을 해당 직원 퇴직 후 3년간 보존해야 합니다. 3년이 경과했을 때에는 그 자료를 파기해야 하지만, 사용증명서 발급을 위해 3년 이상 보관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직원에게 동의를 받으면 됩니다.
개인정보에 관한 근로기준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42조에 의해 사용자는 근로자 명부, 근로계약서 등을 해당 직원 퇴직 후 3년간 보존해야 하며, 동법 제39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후라도 사용기간, 업무종류, 지위와 임금 등에 관한 증명서를 청구하면 해당 증명서를 즉시 내줘야 합니다.
- 개인정보보호법 제21조에 의하면 개인정보처리자는 보유기간이 경과하면 지체 없이 그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하며, 동법 제15조에 의하면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사용자는 근로자 명부,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등을 퇴직 후 3년간 보존해야 하나, 퇴직 3년 이후에 근로자가 사용증명서를 청구하면 그에 대한 증명서를 내줘야 할 법적 책임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사용증명서에 필요한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가 퇴직 3년 이후의 근로자 정보를 적법하게 수집하기 위해서는 해당 직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직원의 퇴직 시점에 아래 내용이 담긴 동의서를 징구하는 것이 적정합니다.
-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
- 수집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
-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 기간
-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및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있는 경우 그 불이익의 내용
2. 퇴사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직장 내 괴롭힘은 재직자와 퇴사자 모두 신고할 수 있으며, 마지막 가해행위 발생 이후 수년이 지난 사건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퇴사자의 신고가 인정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 재직자와 함께 신고하는 경우: 재직자인 피해자가 특정 가해자를 신고하고자 할 때, 그 가해자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적 있는 퇴사자가 함께 신고한다면 이를 인정합니다. 재직자가 혼자서 입증하기 어려운 사건을 돕는 형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신고의 궁극적인 목적은 재직 중인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며, 아직 회사에 있는 피해자가 더 쉽게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게 되므로 그 취지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 퇴사 후에도 괴롭힘이 계속되는 경우: 피해자가 퇴사한 이후에도 가해자가 계속 괴롭히고 있다면 퇴사자의 단독 신고를 인정합니다. 업무 관계에서 발생한 가해행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므로 직장 내 괴롭힘의 범위 안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퇴사 이후에도 괴롭히겠다고 위협을 당했거나 실제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증거'가 함께 제출돼야 신고를 인정하며, 합리적인 증거에는 피해자가 작성한 객관적이고 상세한 사건 기록이 포함됩니다.
- 가해행위가 중대한 경우: 가해행위가 범죄형 또는 그에 준하는 심각성을 갖고 있어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경우(폭력, 심각한 폭언 및 협박, 성폭력 등),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최소한의 합리적인 증거가 있다면 이미 종료된 사건이라 하더라도 퇴사자의 단독 신고를 인정합니다. 다만 퇴사 후 몇 개월 이내에 신고하도록 제한 기간을 설정합니다.
- 사측의 방치로 퇴사에 이른 경우: 신고인이 계약 종료일까지 한 달 이상 남아 있는 상태에서 피해를 신고했으나, 사측의 방치 등으로 인해 퇴사일까지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퇴사 이후의 단독 신고를 인정합니다.
- 노사 합의에 따른 경우: 그 외에 노사 양측이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타당하다고 동의한 조건을 설정합니다.
- 위의 요건 중 하나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에만 퇴사자의 신고를 인정하며, 요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신고에 대한 조치 없이 행정 종결 처리합니다.
3. 퇴사자의 영업비밀유지 서약서
퇴사자가 회사 자료를 반출한 경우에는 보통 업무상 배임이나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가 문제됩니다. 이때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하는 것은, 반출된 자료가 과연 법적으로 보호되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영업비밀로 인정되려면 일반적으로 다음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을 것
-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
-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관리되고 있을 것
비밀유지서약서를 받았다 하더라도, 해당 자료에 비밀표시가 있었는지, 접근 가능한 사람을 제한했는지, 접근 절차가 통제됐는지, 자료를 열람한 사람에게 비밀준수의무가 구체적으로 부과됐는지, 이런 조치가 일관되게 운영되어 왔는지가 중요합니다.
퇴사자 리스크를 줄이려면 서약서 양식부터 다시 손볼 게 아니라, 먼저 내부 관리체계를 살펴봐야 합니다.
- 중요 자료가 무엇인지 구분돼 있는지
- 자료별 접근권한이 설정돼 있는지
- 외부 반출 기준이 있는지
- 퇴사 직전 계정 회수와 자료 점검 절차가 작동하는지
이런 요소들이 실제로 운영돼야 합니다.
비밀유지서약서는 출발점일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분쟁 대응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결국 비밀유지서약서가 있었는가보다, 회사가 그 자료를 실제로 비밀로 관리해 왔는가가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