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변호사가 연재하는 실무 노동법 강의입니다.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쉽게 풀어드립니다. 이번 회에는 해고 예고의 일반 관련 쟁점을 살펴봅니다.
1. 들어가며
우리 근로기준법은 근로자 보호라는 기본 취지에 따라 근로계약 도중 사업주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해고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과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치 중 하나가,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미리 예고하도록 한 해고 예고 의무화입니다. 정당한 해고 사유가 존재하여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생계 수단을 잃게 될 근로자에게 일정 기간 준비할 시간을 부여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해고와 사직의 개념
해고는 근로계약 기간 도중에 일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의사표시를 말합니다. 민법에서는 계약 기간 도중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의사표시를 해지라고 하는데, 해고는 그중 사업주가 하는 해지를 특별히 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근로자가 근로계약 기간 도중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의사표시는 사직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노동법은 근로자를 보호하는 입법 취지인 만큼, 일방적 해지를 당하는 상대방인 근로자를 위해 해지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과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실체적 요건: 정당한 해고 사유
기본적으로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의 근로자의 귀책 등과 같은 정당한 사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보통 이를 실체적 요건이라고 합니다. 민법의 기본 원칙상 양자 합의로 계약에 대한 일정한 기간이 존재한다면 기본적으로 합의된 그 기간이 지켜져야 합니다.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는 양자가 계약을 유지하기로 약속한 것이지요. 다만 어느 일방의 의사로 불가피하게 그 약속을 깨트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 해지인데, 약속을 깨뜨리는 만큼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해지 사유입니다.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대방의 계약 위반이 해지 사유가 되며, 이것이 노동법에서는 해고 사유가 됩니다. 밀도가 서로 다를지 모르겠지만, 실체적 사유의 기본 원리는 같습니다.
절차적 요건: 서면통지와 해고예고
이러한 실체적 사유의 존재 이외에 해고하기 위해서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절차적 요건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②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③ 사용자가 제26조에 따른 해고의 예고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한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통지를 한 것으로 본다.
해고 사유와 시기를 명시하여야 하고, 또한 반드시 서면이라는 형식을 의무화함으로써 해고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 그 취지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절차적 요건이 바로 해고 예고입니다. 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노동은 생계 수단이라는 것이 노동법의 기본 전제입니다. 근로자가 잘못하여 해고 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직장을 잃으면 생계에 중대한 위협이 되겠지요. 일정 기간의 시간을 주어 생계에 위협을 받지 않을 준비 시간을 부여하자는 것이 해고 예고 제도의 취지입니다.
2. 예고 기간과 방법
예고 기간의 산정은 민법의 기간 산정 원리와 같습니다. 해고 당일은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그 전날부터 역으로 산정해야 합니다. 가령 해고일이 7월 20일이라면 6월 20일까지는 예고되어야 합니다. 의사표시의 발송과 도달이 시간적으로 분리되는 우편등기를 이용한다면, 상대방인 근로자에게 예고를 담은 우편등기 서면이 6월 20일에는 도달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한편 해고 서면 통지와 달리 예고는 그 방법에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입증이 가능하다면 서면이 아닌 구두도 무방합니다. 다만 입증의 편의와, 어차피 해고 사유와 시기를 명시한 서면 통지를 하게 되어 있으므로 이 서면 통지와 예고를 굳이 분리해서 할 필요는 없겠지요.
30일 전에 해고 사유와 시기를 명시한 서면 통지를 한다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3항에도 정한 바와 같이 서면 통지와 예고를 모두 준수한 것으로 봅니다.
3. 해고 예고 위반과 해고예고수당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도록 하고 있는데, 해고의 실체적 사유는 존재하고 해고 사유와 시기를 명시한 해고 통지를 서면으로 하는 절차를 준수하였으나 30일 전 예고를 하지 못하였다면 30일분 이상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해고예고수당은 통상임금의 30일분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해고 예고 위반이 해고 자체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당한 사유의 존재라는 실체적 요건과 해고 사유·시기를 명시한 서면 통지라는 절차적 요건은 각 하나라도 흠결하면 해고 자체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해고의 효력이 없습니다. 반면 해고 예고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0일분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해야 할 금전 지급 의무가 새로이 발생할 뿐, 해고 자체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또한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해야 하는데, 아예 해고 예고를 하지 않은 경우나 하루가 늦어 29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나 모두 똑같이 "30일 전 예고를 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예고 기간이 늦은 만큼 그에 비례하여 해고예고수당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고 해고를 하였는데 해고를 다툰 소송에서 부당해고로 판단된 경우, 근로자는 복직과 더불어 해고 기간 동안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게 됩니다. 이때 근로자가 이미 지급받은 해고예고수당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는지가 문제 되는데, 우리 대법원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규정상 해고가 유효한 경우에만 해고예고 의무나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성립한다고 해석할 근거가 없다. ….
이처럼 대법원은 해고예고수당의 지급 의무가 해고의 효력 유무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해고 시 근로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어 신뢰관계가 깨진 경우라 하더라도, 해고 예고 미이행의 효과를 해고 자체의 무효가 아닌 금전적 지급 의무로 구성한 것은 근로자 보호와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