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희 변호사의 실무 노동법 강의 안녕하세요. 조훈희 변호사입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노동법을 중심으로 민법, 형법, 소송법 등 기업 인사노무 실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법리들을 가능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대표변호사 조훈희 (semhun@naver.com)
판결과 판례,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판결은 개별적 사안에서 당사자 간 개별적 다툼에 대하여 사실 확정과 법리 해석을 통해 당사자 어느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결론을 도출하는 절차적 과정입니다. 흔히 '원고가 이겼다', '원고가 졌다'라고 표현하듯 운동 경기처럼 승패가 있는 과정입니다.
판결의 결과는 당해 사건, 즉 그 판결의 대상이 된 사안에 대하여만 기속함이 기본 원칙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분쟁 사안이 있을 때 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쟁점의 선례적 판단, 즉 판례를 찾아봅니다. 내 사안의 쟁점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의 판례가 있다면 그것이 법률은 아니지만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판례를 재판규범이라고도 부르는 이유입니다.
모든 판결이 모두 선례적 판결인 판례로서의 재판규범이 되지는 않습니다. 돈을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 혹은 통지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여부와 같이 증거를 통한 사실 확정이 문제된 쟁점은 개별 사안의 문제일 뿐이어서 선례적 기준으로서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반면 '특수폭행에서 위험한 물건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든가 '주 12시간이라는 연장근로 제한 범위에 휴일에 근로한 시간도 포함되는 것인가'와 같이 법령 적용을 위한 해석의 문제는 선례적 기준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무수한 판결들 중 상당수는 단순한 사실 확정의 문제로 선례적 기준으로서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또한 무수한 판결들이 법령 적용을 위한 해석의 문제로 선례적 기준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나 그 법령 해석에 대한 쟁점이 법령 자체의 내용상·체계상 논란의 공간이 많아 매우 첨예하면서도 현실에서 매우 광범위하고도 지속적으로 다루어지는 사안이라면, 그 판결은 특히나 선례적 기준으로서 큰 의미를 갖게 됩니다.
2013년, 그리고 2024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
선례적 기준으로서의 큰 의미를 갖는 이른바 '주요 판례' 또한 각 분야별로, 시기별로 무수하겠지만, 본 강사에게 묻는다면 지체 없이 2013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 [임금])을 꼽겠습니다. 인사 실무를 하시는 여러분들도 매우 익숙하실 겁니다.
그런데 바로 이 2013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단을 변경한 2024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습니다. 주요 판례 중의 주요 판례를 변경한 판결이니, 이 또한 주요 판례 중의 주요 판례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겠지요. 오늘의 대상 판결입니다.
대상판결: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임금]
1. 개요 — 결국은 임금, 결국은 돈 문제
근로계약은 기본적으로 유상계약입니다. '유상'이란 대가가 존재한다는 의미이지요.
천박하다고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모든 것이 돈 문제입니다. 그러니 현실의 다툼을 다루는 재판도 그렇지요. 정의와 공정이라는 가치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의 실체에는 돈이 중요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근로관계를 다룬 노동법 판결 또한 결과의 실체에는 돈 문제가 대다수이지요. 근로관계의 돈은 임금입니다.
그리고 그 임금에는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이라는 것이 있지요.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은 노동법에서 매우 중대하고도 빈번히 다루어지는 법리입니다. 내용도 매우 복잡하고 논란도 많습니다.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겠지만, 사실 더 첨예하고도 복잡하고도 논란이 많은 법리는 통상임금입니다.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을 흔히 '도구적 개념'이라고 표현합니다. 무엇인가를 산출할 때 쓰는 도구라는 뜻이지요. 평균임금은 퇴직금과 재해보상금 산정에 이용되고, 통상임금은 연장·휴일·야간근로의 시간외근로수당에 사용되지요. 실무에서 늘 쓰이므로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본기를 하나 짚어보겠습니다. 그 도구가 그 사용처에 이용되는 이유가 무엇이냐, 즉 그 도구의 개념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말문이 막힙니다.
법령의 규정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법령의 규정이 그 기준의 모체이므로 법령 규정의 문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통상임금에 대한 법령의 규정 문구를 보겠습니다.
통상임금의 법령상 근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통상임금) ① 법과 이 영에서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所定)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
② 제1항에 따른 통상임금을 시간급 금액으로 산정할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방법에 따라 산정된 금액으로 한다. (개정 2018. 6. 29.)
②항이 정한 시간급 산정 방법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해진 임금 형태 |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방법 |
|---|---|
| 시간급 금액 | 그 금액 |
| 일급 금액 | 그 금액을 1일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 |
| 주급 금액 | 그 금액을 1주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1주의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한 시간)로 나눈 금액 |
| 월급 금액 | 그 금액을 월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1주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에 1년 동안의 평균 주의 수를 곱한 시간을 12로 나눈 시간)로 나눈 금액 |
| 일·주·월 외의 일정한 기간으로 정한 임금 | 위 각 호의 규정에 준하여 산정된 금액 |
| 도급 금액 | 해당 임금 산정 기간(임금 마감일이 있는 경우 임금 마감 기간)의 도급제에 따라 계산된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 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 |
| 둘 이상의 임금 형태가 혼재된 경우 | 위 각 호에 따라 각각 산정된 금액을 합산한 금액 |
③ 제1항에 따른 통상임금을 일급 금액으로 산정할 때에는 제2항에 따른 시간급 금액에 1일의 소정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계산한다.
그럼 이어서 이와 대비되는 개념인 평균임금의 규정을 보겠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6.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근로자가 취업한 후 3개월 미만인 경우도 이에 준한다.
"정한 금액"과 "받은 총액" — 두 임금의 근본적인 차이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의 복잡한 법리와 내용에 비하여 법령의 규정 문구는 매우 단순하여 상당한 논란과 해석의 여지가 발생하지만, 그래도 그 규정 문구의 개념적 핵심은 확실히 표현되어 있습니다.
평균임금은 '지급된… 총액'이고, 통상임금은 '지급하기로 정한…'입니다. '너 얼마 받기로 했어?'와 '너 얼마 벌었어?'라는 것이지요. 다시 표현하면 "단가"와 "총액"입니다.
그렇기에 단가인 통상임금은 추가로 일하였을 때 그 추가분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쓰이는 것이고, 총액인 평균임금은 일을 하였더라면 얼마나 벌었을까 하는 문제에 쓰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통상임금이란 바로 단가를 산출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