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실무 포커스 – 고정성 폐지된 통상임금 판단기준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상임금 판단기준에서 '고정성'을 폐지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오랫동안 임금 실무의 핵심 기준으로 작동해 온 고정성 개념이 사라지면서, 통상임금의 범위와 판단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번 판결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통상임금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1. 종전 판례의 변경

대법원은 특정 시점 기준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조건(재직조건)과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하여야만 지급하는 조건(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된 임금 등의 통상임금성이 문제 된 사건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했다. 이 판결로 '고정성'은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제외되었고, 통상임금의 개념과 판단기준이 새롭게 정립되었다. (대법원 2020다247190, 대법원 2023다302838)

  • 종전 판례에 따르면 법령상 근거가 없는 '고정성' 개념에 통상임금 판단이 좌우되어, 조건이 부가되기만 해도 통상임금성이 쉽게 부정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 결과 통상임금의 범위가 부당하게 축소되고, 연장근로에 대해 법이 정한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 대법원은 고정성 개념을 폐기하고,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했다.
  •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당연히 충족하게 되는 '재직조건'이나 '소정근로일수 이내의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해당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 다만 종전 판례가 고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성을 부정해 온 근무실적에 따른 성과급은, 일반적으로 소정근로 대가성이 인정되기 어려워 여전히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근무실적과 무관한 최소 지급분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다.

2. 대법원의 판단 (전원일치 의견)

대법원은 다음 네 가지 근거를 들어 전원일치로 새로운 법리를 채택했다.

(1) 통상임금은 법적·강행적 개념이다

통상임금은 법적 개념이자 강행적 개념이므로, 법령의 정의에 충실하면서도 당사자가 이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도록 해석해야 한다.

  • '고정성'은 통상임금에 관한 정의규정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을 비롯해 어떤 법령에도 근거를 두고 있지 않다.
  • 법령상 근거 없이 '임금의 지급 여부나 지급액의 사전 확정'을 의미하는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요구하는 것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시킨다.
  • 당사자가 재직조건 등 지급조건을 부가하기만 하면 쉽게 그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게 되어, 통상임금의 강행성이 잠탈되는 결과를 낳는다.

(2)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해야 한다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개념이므로 실근로와 무관하게 소정근로 그 자체의 가치를 온전하게 반영해야 한다. 통상임금이 전제하는 근로자는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다.

(3) 통상임금은 사전에 산정 가능해야 한다

통상임금은 법정수당 산정을 위한 도구개념이므로, 연장근로 등을 제공하기 전에 미리 산정될 수 있어야 한다.

  • 조건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면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본 종전 판례 역시 명확성(예측가능성)을 추구한 것이었지만, 이는 법령 부합성·강행성·소정근로 가치 반영성 등의 요청을 충족하지 못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 이러한 요청에 부합하는 '사전적 산정 가능성'은, 사전에 확정될 수 없는 장래의 요소를 배제하고 '소정근로의 온전한 제공'이라는 전제적 개념에 충실함으로써 확보할 수 있다.

(4)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 억제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

통상임금은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억제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정책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 고정성 개념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시켜, 연장근로 등을 억제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3. 통상임금의 개념과 판단기준

통상임금의 개념과 판단기준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말한다.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재직조건부 임금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므로,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소정근로일수 이내의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반면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은 소정근로를 넘는 추가 근로의 대가이므로 통상임금이 아니다.

성과급

근로자의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은 일정한 업무성과나 평가결과를 충족하여야만 지급되므로,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제외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소정근로 대가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워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최소 지급분은 소정근로의 대가에 해당한다.

위 판단기준을 임금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조건 유형통상임금 해당 여부
재직조건부 임금해당 (재직조건만으로는 부정되지 않음)
소정근로일수 이내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해당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불해당 (소정근로를 넘는 추가 근로의 대가)
근무실적에 따른 성과급불해당 (다만 근무실적과 무관한 최소 지급분은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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