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보증금 차이가 평균 1억5000만원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지적되는 전세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이중가격 차이가 평균 1억5000만원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9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가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된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신고(5월 3일 기준)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18만3103건을 분석한 결과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조사 기간 내 전세 거래(월세 제외) 중 동일 주택형 간의 전세 계약이 1건이라도 있었던 1만6664건 가운데, 갱신·신규 계약이 모두 확인된 경우는 6781건이었다.
이 중 신규 계약의 평균 보증금은 6억7321만원, 갱신계약의 보증금 평균은 5억1861만원으로 신규와 갱신 계약의 보증금 격차가 평균 1억5461만원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기간 전·월세 계약을 체결한 신규 계약자가 갱신 계약자보다 평균 1억5000만원 이상의 보증금을 더 부담한 것이다.
| 구분 | 평균 보증금 |
|---|---|
| 신규 계약 | 6억7321만원 |
| 갱신 계약 | 5억1861만원 |
| 격차 | 1억5461만원 |
조사 개요
- 분석 대상: 지난해 6월 1일 ~ 올해 3월 말 신고(5월 3일 기준)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18만3103건
- 동일 주택형 간 전세 계약이 1건이라도 있었던 거래: 1만6664건
- 갱신·신규 계약이 모두 확인된 경우: 6781건
- 조사 기관: 부동산R114 (발표 5월 9일)
갱신 계약의 5% 상한이 만든 이중가격
이런 차이가 벌어진 것은 갱신 계약 때 5% 이상 가격을 올릴 수 없다고 규정한 '임대차3법'의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의 영향이다. 이번 조사에서 갱신계약(재계약)으로 신고된 건수는 4만9528건인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임대료 상승폭이 5% 이내로 제한된 경우는 3만3731건으로 전체의 68.1%에 달했다.
| 갱신계약(재계약) 신고 | 건수 | 비중 |
|---|---|---|
| 전체 | 4만9528건 | 100% |
|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상승폭 5% 이내) | 3만3731건 | 68.1% |
전문가들은 이런 이중가격 현상을 '임대차3법'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는다.
강남권 중대형 고가 아파트일수록 격차가 컸다
이중가격 차이는 서울 강남권의 중대형 고가 아파트일수록 더 크게 나타났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175.29㎡의 경우 갱신계약 보증금 평균이 14억590만원이지만 신규 계약 보증금 평균은 35억원으로 무려 20억405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92㎡ 역시 지난해 11월 갱신계약 보증금이 25억8563만원이었으나 신규 보증금 평균은 43억원으로 격차가 17억1438만원에 달했다.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61.47㎡도 갱신계약 보증금 평균 21억원, 신규계약 보증금 평균 38억원으로 17억원 차이 났다.
| 단지 | 전용면적 | 갱신계약 보증금 평균 | 신규계약 보증금 평균 | 격차 |
|---|---|---|---|---|
|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 175.29㎡ | 14억590만원 | 35억원 | 20억4050만원 |
|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 129.92㎡ | 25억8563만원(지난해 11월) | 43억원 | 17억1438만원 |
|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 161.47㎡ | 21억원 | 38억원 | 17억원 |
시행 2년, 오는 8월이 문제다
문제는 '임대차3법' 시행 2년이 되는 오는 8월이다. 제도 시행 이후 한 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던 세입자들은 8월부터 신규 계약을 해야 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1억5000만원이 더 있어야 계약 갱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4㎡)에 전세로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난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이전 계약 때보다 2000만원(4.4%) 오른 4억7000만원에 갱신 계약했다. 오는 8월 계약 만기를 앞둔 이씨는 2년 계약 연장을 희망하지만, 집주인은 시세 수준으로 전세 보증금을 올려받길 원하고 있다. 이 아파트 전세 시세는 6억~6억5000만원 선이다. 이씨가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에 계속 살기 위해서는 보증금 1억5000만원가량을 올려줘야 할 처지다.
전셋값이 2년 전보다 급등한 상황이어서 이씨와 같은 세입자는 월세 또는 반전세를 선택하거나,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다. 또 지난 2년간 전세 보증금을 올리지 못한 집주인들은 현재 시세에, 계약갱신청구권 사용까지 고려해 신규 계약 시 4년 치 보증금을 한꺼번에 올려 받을 가능성도 크다.
다시 흔들리는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올해 들어 안정세를 유지하던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전세 물건이 큰 폭으로 줄면서 가격과 수급지수 모두 오름세를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8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를 앞두고 일부 집주인들이 전세 물량을 거두거나 호가를 높이는 분위기"라며 "전세로 풀릴 수 있는 신규 입주 물량마저 적어 상승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