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처리와 세금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동일한 거래처에 채권과 채무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동일 거래처에 대한 채권과 채무를 서로 맞대어 순액으로 정리하는 것을 상계처리한다고 한다. 회계상으로는 상계처리를 자주 활용하지만, 세법은 단순한 결제 방식보다 거래의 실질과 각 세목별 규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즉, 상계는 현금 지급을 대신하는 정산 방법일 뿐 과세 관계 자체를 소멸시키는 개념은 아니다. 상계처리 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세목별로 주의할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법인세법상 상계
일반적인 채권·채무 상계와 법인세 신고는 별개의 문제에 해당한다. 결산서상 상계가 이루어졌더라도, 법인세 신고 시에는 각 항목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채권에 대한 손금과 익금의 귀속시기 판단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특수관계자 간 상계는 거래의 정상 여부와 부당행위계산부인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
특수관계자인 법인에게 지급해야 할 돈이 1억 원이고 받아야 할 돈이 2천만 원이라면, 회계상으로는 차액인 8천만 원만 지급하도록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세법에서는 1억 원과 2천만 원을 각각 인식하여 법인세 신고에 반영해야 하며, 지급할 돈 1억 원이 시가보다 과다한 경우에는 시가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부당행위계산부인으로 비용을 부인당할 수도 있다.
법인세법에서 세법상 인정하고 있는 상계는 이연법인세자산과 이연법인세부채의 상계이다. 이연법인세란 미래의 세액에 영향을 주는 효과를 의미하며,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효과는 상계 처리하여 세법상 반영이 가능하다.
부가가치세법상 상계
부가가치세는 거래를 기반으로 하므로, 거래대금을 상계했다고 해서 과세가 없어지지 않는다. 매출과 매입이 서로 존재하는 경우 각 거래는 독립적으로 성립하고, 세금계산서 역시 별도로 발급·수취해야 한다.
다만, 대금의 정산은 실무상 순액으로 정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공급가액과 부가세는 각각 신고 대상이 되며, 상계 자체를 이유로 세금계산서 발행을 생략해서는 안 되고 단순히 대금만을 상계할 수 있는 것이다.
원천세상 상계
원천세는 상계처리에서 가장 많이 실수하는 영역에 해당한다. 원천징수 대상 소득을 채권과 상계하거나 면제받은 경우에는, 그 상계한 날을 실제 지급한 날로 보아 원천징수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회사에 갚아야 할 돈이 있고 이를 회사가 급여와 상계처리하더라도, 회사는 원천징수 의무가 있다.
즉, 실제 현금 지급이 없었으니 원천세도 없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상계가 곧 지급으로 의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천징수 대상 거래라면 상계 여부와 무관하게 원천세 신고·납부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국제거래에서의 상계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서는 같은 국외특수관계인과 같은 과세연도 내 다른 국제거래로 차액을 상계하기로 사전에 합의한 경우에는 상계처리가 인정되며, 이 경우 상계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증빙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법인이 해외 특수관계인에게 부품을 수출하면서 동시에 기술용역을 제공받고, 사전 합의하에 증빙을 통해 양 거래가 실재함을 입증하는 경우 국제거래 상계 구조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상계거래라 하더라도 소득세법·법인세법상 원천징수 대상 거래는 상계가 없는 것으로 보아 원천징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함을 주의해야 한다.